코인베이스, 4조 원 규모 데리빗 인수 완료…글로벌 파생상품 시장 정조준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가 세계 최대 규모의 암호화폐 옵션 거래소 데리빗 인수를 공식 완료했다. 이는 글로벌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을 겨냥한 코인베이스의 전략적 확장을 상징하며, 양사 모두 이번 합병을 “역사적인” 사건이라 표현했다. 특히 이번 거래는 코인베이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이기도 하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5월 약 29억 달러(약 4조 318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데리빗 인수 계획을 발표한 후, 기술 및 법률 절차를 마무리하고 인수를 확정지었다. 회사 측은 “이번 합병은 전 세계에서 가장 포괄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파생상품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결정적 계기”라며 “데리빗의 인재와 기술 역량은 ‘모든 것을 거래할 수 있는 거래소(everything exchange)’라는 비전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생상품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데리빗은 현재 기준으로 약 600억 달러(약 83조 4,000억 원) 규모의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총 거래 규모는 1조 달러(약 1,390조 원)를 상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7월에는 기관투자자의 유입으로 한 달간 1,850억 달러(약 257조 1,500억 원)에 달하는 월간 최대 거래량을 기록하면서 거래소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BTC) 선물 미결제약정만 하더라도 전체 시장 규모는 약 830억 달러(약 115조 3,000억 원)에 달하며, 그중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바이낸스가 주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현물, 선물, 퍼페추얼(무기한) 거래에 이어 옵션 거래까지 아우르는 완성형 파생상품 라인업을 확보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회사는 데리빗의 기술 인프라 및 관리 부문에 약 1,000만 달러(약 139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올해 들어서만 스핀들(Spindle), 로암(Roam), 리퀴파이(Liquifi) 등 5개 회사를 인수하면서 빠른 속도로 조직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데리빗은 블랙록이 운용하는 USD 인스티튜셔널 디지털펀드(BUIDL)을 담보로 수용하며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기관 전용 옵션 거래 환경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시장 주목을 받았다.

한편 코인베이스 주가는 이번 발표 직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효과에 힘입어 지난 1주일간 4% 상승했다. 현재 주가는 325달러(약 45만 1,750원) 수준이며, 연초 대비 31%, 전년 대비 65% 이상 상승해 강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비트코인 가격 12만 달러 돌파와 맞물려 주가가 420달러(약 58만 3,800원)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