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주간의 암호화폐 시장이 역사적인 순간과 함께 마무리됐다. 비트코인(BTC)은 지난 주 신고점을 돌파하며 상승세에 불을 지폈고,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주요 알트코인도 뒤따라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전통 금융 변수와 지정학적 이슈가 맞물리며 시장은 또다시 요동쳤다. 이번 주 시장의 최대 관심사는 트럼프와 푸틴 간 회담으로, 해당 이슈가 암호화폐 가격 향방에도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주 초 비트코인은 11만 7,000달러(약 1억 6,263만 원) 선에서 횡보하던 중 주말 사이 반등에 성공해 11만 9,000달러(약 1억 6,541만 원)까지 상승했다. 본격적인 상승세는 월요일에 시작됐다. 단 하루 만에 12만 2,000달러(약 1억 6,958만 원) 돌파에 성공하며 한 달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수요일과 목요일 오전에는 공격적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종전 고점이었던 12만 3,200달러(약 1억 7,126만 원)를 넘어, 사상 최고가인 12만 4,500달러(약 1억 7,296만 원)를 새로 썼다.
하지만 단기 과열은 곧 냉각을 의미했다. 목요일 발표된 미국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자, 시장은 급격한 반응을 보였다. 비트코인은 불과 몇 분 만에 11만 8,000달러(약 1억 6,402만 원) 아래로 급락하며 시장 전반에 약세가 번졌고, 그 여파로 총 청산 규모가 약 1조 3,900억 원에 달했다.
현재 BTC 가격은 소폭 회복한 11만 8,665달러(약 1억 6,507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추후 방향성은 당일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회담 결과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을 두고 평화안 협상이 오갈 예정이며, 지정학적 완화 기대감은 위험 자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더리움 역시 기세를 올렸다. ETH는 주말 새 4,700달러(약 653만 원)를 돌파하며 2021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비록 사상 최고치인 4,900달러(약 681만 원)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거래량이 뒷받침되는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바이낸스코인(BNB)은 865달러(약 120만 원)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며 강한 모멘텀을 입증했다.
알트코인 중에서는 솔라나(SOL),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체인링크(LINK), 에이다(ADA) 등이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 주도권을 분산시키는 흐름도 확인됐다. BTC 점유율(BTC Dominance)은 최근 62%에서 58%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시장에 ‘알트 시즌’ 진입 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이번 주 주요 뉴스로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마이클 세일러가 155 BTC를 1,800만 달러(약 250억 원)에 추가 매입한 데 이어, 일본의 메타플래닛이 518 BTC를 6,100만 달러(약 848억 원)에 사들여 주목을 끌었다. 한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은 법정에서 테라 사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며 1,900만 달러(약 2,641억 원)의 수익을 몰수하기로 합의했고, 형량은 오는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또한 코인베이스($COIN)는 세계 최대 옵션 거래소 데리빗(Deribit) 인수를 마무리했다고 밝혀,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동시에 이더리움 스테이킹 생태계는 최근 출금 대기 물량이 80만 8,880 ETH, 약 37억 달러(약 5조 1,430억 원)에 달하면서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장은 여전히 고도로 민감한 상태다. 기술적 조정, 경제 지표, 지정학 변수 모두가 단기 흐름을 결정지을 수 있는 포인트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도 변동성이 거셀 것으로 예측하며, 특히 트럼프-푸틴 회담 결과에 따른 글로벌 리스크 완화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