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하락기에 가장 먼저 '항복'하는 비트코인(BTC) 투자자층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최근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3~5년 보유한 비트코인 주소들이 시장의 휘청임에 직면하자 단기 투자자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강세장 기간 동안 수익 실현보다는 하락기에 손절매하는 경향을 보여 시장의 '약한 손'으로 전락했다는 평가다.
온체인 데이터 전문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해당 투자자들이 대부분 2021년 강세장에서 유입된 참여자들이며, 전통적인 장기 보유자들과 달리 두 개 이상의 사이클을 경험하지 않은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투자자들이 매도세에 가담할 경우 역사적으로 비트코인이 바닥을 형성한 시점과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장기 투자자의 항복은 새로운 상승장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시장의 전환 국면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들과도 궤를 같이한다. 크립토퀀트는 최근 고래 비율 지수(Exchange Whale Ratio)가 0.47~0.50 수준으로 상승하며 주목할 만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지수는 주요 거래소로 유입되는 상위 10대 대량 BTC 이체의 비중을 나타내며, 과거에도 이 값이 상승할 때 비트코인이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나선 경우가 다수 포착됐다.
이와 함께 온체인 지표를 종합 분석하는 비트코인 벡터(Bitcoin Vector)의 시장 지수도 긍정적인 흐름을 가리키고 있다. 해당 분석 플랫폼은 현재 비트코인이 ‘회복-축적-확장’이라는 세 단계 중 축적과 확장 사이에 머물러 있으며, 향후 추가 상승 여력이 존재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글래스노드 공동 설립자인 네젠트로픽(Negentropic)도 온체인 펀더멘털 측면에서 비트코인에는 ‘위험 신호(red flag)’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트코인은 최근 11만 5,000달러(약 1억 5,985만 원)를 소폭 상회한 가격대에서 거래되며 강한 변동성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 중이다.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중장기 투자자의 불안정한 매도세가 다소 우려되는 반면, 이는 동시에 신규 강세장의 출발 신호일 수 있다는 낙관론도 공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