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암호화폐 트레이더가 이더리움(ETH) 롱 포지션으로 벌었던 거액의 수익을 단 이틀 만에 대부분 잃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총 4개월 동안 12만 5,000달러(약 1억 7,375만 원)를 2,960만 달러(약 411억 4,000만 원)까지 불린 그는, 시장 상승에 배팅하면서 무리한 레버리지를 반복했다가 큰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해당 트레이더는 수익을 지속해서 재투자하며 총 3억 300만 달러(약 4,206억 7,000만 원) 상당의 이더리움 포지션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그의 계좌는 한때 순이익 4,300만 달러(약 597억 원)를 기록하며 전설로 불릴 만한 행보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더리움이 단기간에 16% 이상 하락하면서 사태는 급변했다. 그는 8월 18일 모든 롱 포지션을 정리했고, 이 과정에서 690만 달러(약 95억 9,000만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수익률만 보면 여전히 초기 투자 대비 55배 이상이지만, 고점 대비로는 압도적으로 줄어든 결과다. 문제는 이후다. 이 트레이더는 다시금 이더리움 롱 포지션에 재진입했고, 최근 급락장에서 사실상 모든 수익을 말아먹고 말았다. 지금 그의 계좌 잔액은 77만 1,000달러(약 10억 7,6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사건은 대형 트레이더조차 극단적인 레버리지와 시장 과열에 따른 과도한 자신감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특히 이번 하락은 ETF 자금 유입과 기업 채택 확대에 힘입어 7월 들어 49% 가까이 상승했던 이더리움이 8월 들어 4,791달러(약 665만 원)로 고점을 찍은 이후 되돌림 국면에 진입하면서 촉발됐다. 현재는 4,064달러(약 563만 원)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대중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와 변동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 건 분명하지만, 그만큼 하락 시 충격도 치명적이라는 점을 이 트레이더의 사례가 극단적으로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