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장의 대표 종목인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최근 강세를 이어오던 암호화폐 시장이 미국 경제 지표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지시간 8월 19일 오후 5시 39분 기준, 미국의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는 비트코인이 개당 11만 3,546달러에 거래되며 전날보다 2.74% 하락했다. 이는 이달 2일 이후 최저 수준이며, 불과 5일 전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 4,500달러) 대비 9%가량 낮은 가격이다. 장중에는 11만 2,700달러대까지 밀리며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1만 3,000달러 선도 무너졌다.
하락세는 비단 비트코인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같은 시각 기준,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도 4.71% 하락한 4,149달러에 거래됐고, 엑스알피(리플)는 6.53% 급락해 2.89달러를 기록했다. 이밖에도 솔라나와 도지코인도 각각 2.64%, 5.09% 떨어졌다. 전반적으로 주요 가상화폐들이 일제히 조정을 받는 분위기다.
투자심리를 냉각시킨 주요 요인은 최근 발표된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PPI)다. 해당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는 해석이 나왔고, 이에 따라 연준이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전망이 우세해졌다. 통상 금리가 높게 유지되면 위험자산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며 자금이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
여기에 오는 8월 22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경제정책의 방향성이 다시 한번 명확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이 연설에서 만일 매파적(긴축 선호) 전망이 제시될 경우, 현재의 위험 자산 회피 심리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향후 미국의 물가와 고용 지표, 연준의 통화 정책 기조에 따라 가상화폐 가격은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금리 정책과 거시경제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성이 그만큼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