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 기술기업 주가가 8월 19일(현지시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위 당국자들이 모이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전날보다 3.5% 떨어진 175.64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이달 들어 가장 낮은 수치로, 기술주 전반의 긴장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메타 플랫폼(페이스북 모회사)은 2.1% 하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테슬라 역시 1%대 약세를 보였다. 애플과 구글도 각각 0.14%, 0.88% 하락하며 동반 약세 흐름에 동참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주로 주목받아온 팔란티어 주가는 하루 만에 9.35% 급락해 눈길을 끌었다. 반도체 업종 역시 대부분 하락했는데, 브로드컴과 대만 TSMC는 각각 3.5% 이상 하락했고, AMD는 5.4% 빠졌다. 다만, 소프트뱅크그룹이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인텔만이 유일하게 7%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기술주 약세 흐름은 미국 경제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잭슨홀 미팅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시장은 오는 22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에서 향후 금리 정책에 대한 힌트를 얻고자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은 9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쳤지만, 최근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문가 예상 대비 크게 높게 나와 인하 기대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이같은 물가 강세는 연준이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일부 전문가들은 파월 의장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을 언급하며, 시장 기대와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46% 급락했고, S&P 500 지수도 0.59% 떨어졌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0.02%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탄탄함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싸고 현재의 고금리 지속 여부에 따라 기술주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특히 오는 잭슨홀 미팅 결과가 시장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느냐에 따라 증시 흐름이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