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종목 중 하나인 XRP에서 주요 투자자들이 롱 포지션을 조정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활동하는 상위 트레이더들이 XRP에 대한 매수 포지션 비중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시장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바이낸스의 선물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8월 20일 기준 롱 포지션 비중은 78.12%로, 쇼트(매도)가 21.88%를 기록하며 전체 포지션 비율은 3.57이었다. 그러나 하루 뒤인 8월 21일, 롱 비중은 74.15%로 하락하는 동시에 쇼트는 25.85%로 증가해 전체 비율이 2.87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공개 포지션 기준으로도 롱 비중은 65.98%, 쇼트는 34.02%로 조정되며, 몇 주 만에 가장 낮은 비율로 떨어졌다.
이는 시장 참가자들이 단기적인 리스크 회피 성향을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비율 자체만 놓고 보면 여전히 롱 우세장이지만, 그 중심 무게가 확연히 가벼워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정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예정된 파월 의장의 발언을 앞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최근 공개된 FOMC 의사록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주요 리스크로 지목한 바 있지만, 당시 기록은 최신 소비자물가지수(CPI) 및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 전 작성된 것이었다.
따라서 시장은 파월 의장이 만약 매파적(긴축) 메시지를 발신할 경우 금리 인하 기대가 꺾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시장은 약 80% 수준으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지만, 파월이 ‘데이터 기반 접근’을 고수하거나 인플레이션 대응 강화를 강조할 경우, 리스크 자산 전반에 부정적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실제로 XRP는 지난 2주간 가격 조정을 겪으며 3.15달러에서 2.90달러(약 4,031원) 이하까지 하락한 상태다. 그 사이 대규모 계좌들은 이미 보유 물량을 줄였고, 잭슨홀 연설이 향후 코인 향방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 변곡점이 될 수 있는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XRP뿐만 아니라 주요 암호화폐의 가격 변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리하면, 이번 포지션 감소는 단기 하락보다 거시경제 변수에 기반한 전략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XRP의 향후 흐름은 파월 의장의 한 마디에 따라 급변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