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밈코인 리브라(LIBRA)와 관련해 동결했던 5,700만 달러(약 793억 원) 상당의 USD코인(USDC)을 해제하면서 리브라 토큰의 가격이 하루 만에 약 393% 급등했다. 이번 결정은 해당 자산의 보유자인 헤이든 데이비스와 벤 차우가 자금 은닉이나 이전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며 이뤄졌으며, 리브라를 둘러싼 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의 투기 수요가 되살아나는 계기가 됐다.
뉴욕 남부지방법원의 제니퍼 L. 로션 판사는 이들 자산에 대한 동결 조치를 해제할 사유에 더 이상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로션 판사는 피고인들이 기존 재판부 명령을 준수했으며, 자산을 이동하거나 숨기려는 정황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은 리브라의 붕괴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이 1억 달러(약 1,390억 원) 이상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지난 5월 제기한 집단 소송의 일환이다.
당시 동결된 자산은 밈코인 프로모터로 알려진 헤이든 데이비스와 거래소 메테오라(Meteora)의 전 CEO 벤 차우가 관리하던 지갑 두 곳에 보관돼 있었다. 메테오라 내부에서도 데이비스와의 협업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는 토큰의 주요 자산을 여전히 관리 중이라고 주장해왔다. 차우 측 변호인은 이번 소송을 “검증되지 않은 주장”이라며 향후 기각 신청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법원 결정 직후 리브라 토큰은 급격한 가격 반등을 보였다. 24시간 만에 약 393% 상승했으며, 일주일 기준으로는 409% 넘게 뛰었다. 현재 리브라는 약 0.043달러로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거래량은 7만 달러(약 9,730만 원)에 불과하지만, 급변동성과 함께 투자자 관심이 재점화된 모습이다.
리브라는 출시 직후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의 삭제된 SNS 메시지를 계기로 정부의 지원을 암시하면서 일시적으로 시가총액 45억 6,000만 달러(약 6조 3,384억 원)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곧바로 가격은 97% 넘게 급락하며 붕괴했으며, 이후 내부 사기 정황까지 드러나며 프로젝트의 신뢰도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번 자산 해제 소식은 투자자들 사이에 기대감보다는 회의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법원이 동결 조치를 철회한 것은 자산의 소유 문제나 피고인의 범죄 사실 여부와 무관하며, 리브라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심사는 여전히 법정에서 계속될 예정이다.
당분간 리브라는 단기적 투자 기회를 노리는 투기성 움직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소송과 신뢰 회복이라는 난공불락의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