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래 투자자가 미국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시바이누(SHIB)를 대거 인출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아캄(Arkham)에 따르면, 해당 투자자는 총 1,890억 4,801만 6,126개의 시바이누를 한 번에 이동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약 230만 달러(약 32억 원) 규모다.
이 거래는 한 번에 대량을 옮긴 일시적인 이전이라기보다, 매번 약 153억 SHIB씩 나눠 보내는 형식으로 이뤄졌으며, 모든 물량이 동일한 목적지 지갑으로 집결했다. 각 단계별 전송액은 건당 약 19만 달러(약 2억 6,0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단일 방향으로 정해진 계획 하에 축적된 것으로 보이며, 해당 지갑은 초기 이체 이후로는 손을 대지 않고 보관 중인 상태다.
이처럼 거래소 외부로 자산을 이동시키는 움직임은 투자자 사이에서 일반적으로 중장기 보유 의사 또는 시장 불확실성 회피로 해석되곤 한다. 특히 시바이누 같은 밈코인에서 대규모 매집 움직임이 감지되면, 곧 도래할 큰 폭의 가격 변동성을 예상한 선제적 대응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시바이누는 0.00001213달러선(약 0.017원 부근)에서 거래 중이며, 주요 지지선은 0.00001107달러(약 0.015원), 저항선은 0.00001688달러(약 0.023원)와 0.00002052달러(약 0.029원)이다. 지난 수개월 동안 시바이누는 이 가격 박스권 안에서 상승시엔 매도세, 하락 시엔 매수세가 반복되며 등락을 거듭해왔다.
이번 고래의 자금 이동이 기술적 차트 구간을 반전시키진 않겠지만, 거래소 내 유통 물량이 감소한 만큼 단기적으로 매도 압력을 낮출 가능성은 있다. 또한 향후 이 지갑이 SHIB를 어떤 방식으로 운용할지가 추가적인 시장 방향성을 가늠할 단서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등장하고 있다.
크립토 시장 전반이 정체 구간에 접어든 가운데, 일부 대형 주소의 선택적 행동이 투자 심리에 미묘한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은 큰 손의 전략적 선택이 단순한 'FOMO(놓칠까 두려운 마음)'가 아닌, 나름의 분석과 시나리오에 기반을 두고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