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롱포 청산 77억…시바이누 골든크로스·XRP 고래 매도 속 요동치는 시장

미국 암호화폐 시장이 다이내믹하게 요동친 한 주였다. 비트코인(BTC)은 단 4시간 만에 약 77억 원 상당의 포지션이 청산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시바이누(SHIB)는 2025년 들어 첫 번째 ‘골든 크로스’를 형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반면 XRP는 고래 투자자들의 대대적인 매도세 속에 3달러(약 4,170원)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바이누는 지난 2월 데드크로스 이후, 이번 주 하루 차트에서 50일 이동평균선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며 뚜렷한 상승 신호를 보였다. 이는 지난 골든 크로스 당시 85%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던 전례를 고려하면 의미심장한 기술적 지표다. 시바이누는 한때 0.0000135달러에서 하락해 0.00001183달러까지 밀렸지만, 반등에 성공하며 강한 매수세를 보여줬다.

한편, XRP는 주요 저항선인 3달러를 돌파하는 데 실패하면서 온체인 데이터상 고래들이 대규모 매도를 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립토퀀트의 애널리스트 마르튼(Maartunn)은 XRP 레저 분석을 토대로 해당 주소들의 자금 흐름이 급격히 음수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패턴은 2025년 초에도 관찰됐으며, 당시 XRP는 고점 형성 직후 급락한 바 있다. 이는 고래들의 분산 매도가 반복적으로 유통량 증가와 가격 하락을 견인하고 있음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

여기에 리플(Ripple)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는 제미니에서 출시한 신규 XRP 카드 이미지와 함께 등장했다. 카드 이용 시 최대 4%의 리워드를 제공하지만, 미국 거주자만 사용할 수 있는 제한적 혜택과 기존 리워드 프로그램과의 유사성 탓에 커뮤니티 내 반응은 다소 냉정했다. 갈링하우스와 리플 CTO 데이비드 슈워츠(David Schwartz)는 X(구 트위터)에서 관련 카드와 XRP 굿즈를 활용한 모습을 공개하며 홍보에 나섰지만, XRP 상승 모멘텀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이번 주 비트코인은 1,530%에 달하는 청산 불균형으로 파생상품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코인글래스 기준 최근 4시간 동안 비트코인 롱 포지션에서 약 560만 달러(약 77억 8,400만 원)가 청산된 반면, 숏 포지션은 단 34만 5,000달러(약 4억 7,955만 원) 수준에 그치며 압도적인 롱 포지션 손실이 기록됐다. 이는 가격이 111,300달러에서 111,000달러로 미끄러지며 시장 기대를 배신한 데 따른 영향이다.

마지막으로 전설적인 트레이더 피터 브란트(Peter Brandt)는 급락세 속에서 비트코인이 ‘더블탑’ 형성 국면에 놓였다고 분석하며, 117,570달러(약 1억 6,337만 원) 저항선을 회복해야만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말 비트코인 고래가 2만 4,000 BTC를 한꺼번에 매도하며 27억 달러(약 3조 7,530억 원) 규모의 공급 압박을 만들었다는 점도 주목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는 해당 매도를 일시적 트릭으로 평가했지만, 브란트는 "시장 꼭대기는 대개 공급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지적하며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번 주는 기술적 지표와 온체인 흐름, 파생 시장, 그리고 업계 리더들의 발언이 복잡하게 얽히며 크립토 시장 특유의 예측 불가능성을 다시 부각시켰다. 투자자의 전략적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