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대표 황금 지지자 피터 쉬프(Peter Schiff)가 최근 비트코인(BTC) 가격 전망을 놓고 월가 강세론자 톰 리(Tom Lee)와 정면으로 충돌했다. 리는 비트코인이 최대 20만 달러(약 2억 7,800만 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쉬프는 오히려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아래로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일축하며 경고를 쏟아냈다.
쉬프는 "금값은 지난 두 달간 10% 올라 사상 최고치인 3,620달러(약 502만 원)를 기록했지만, 비트코인은 이에 반응하지 못했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이 제대로 반등하지 못한 점을 꼬집었다. 그는 이는 시장이 금의 실물 자산 가치를 신뢰하고,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리는 연준의 완고한 정책 태도가 비트코인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쉬프는 연준이 물가를 완전히 통제하지 않은 채 금리를 인하할 경우, 자산 시장 전반에 걸쳐 금 호황은 이어지지만 비트코인의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금은 이미 앞서 반응했다. 시장은 앞을 본다. 비트코인이 반응하지 못한 건 그만큼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시장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리의 강세론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2025년 안에 20만 달러를 돌파할 확률은 고작 8%에 불과하며, 반대로 7만 달러(약 9,730만 원) 이하로 급락할 가능성도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더 나아가 쉬프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상승 사이클 자체에 의문도 제기했다. 그는 "이미 거품이 빠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4년 사이 금 대비 16% 하락했고, 미국 달러 대비 상승폭 역시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투자 수단으로서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으며, 금과 같은 ‘실물 가치를 지닌 자산’의 중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의 4년 사이클이 이제 유효하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관 투자자 유입 등으로 시장 구조가 바뀌며, 과거와 같은 주기적 상승 패턴이 무력화됐다는 분석이다. 리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시장에 적응해야 한다"며 최근의 비트코인은 이전 사이클과 성격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쉬프는 여전히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그 가치가 지나치게 과대평가돼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디지털 자산의 신뢰와 금과 같은 실물 기반 자산 간의 설득력 있는 비교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