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자들, 매도 대신 ‘축적 전략’…중장기 강세 신호되나

비트코인(BTC) 채굴자들의 매도 전략이 예년과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과거 상승장에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보유분을 시장에 쏟아내던 채굴자들이, 이번 사이클에서는 매도보다 축적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트코인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채굴자들은 반감기 직전 일부 매도하거나, 황소장 말기 강한 매도세로 전환하는 양상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에서 채굴자들의 포지션 지수(MPI)는 과도한 매도 신호를 일으키지 않고 있으며, 일부 매도 움직임은 있었지만 대규모 투매는 관측되지 않았다.

크립토퀀트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으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 비트코인을 준비자산으로 채택하는 국가들의 증가세 등을 꼽았다. 즉, 과거보다 장기적 가치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전략적인 보유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굴자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마이닝 난이도 상승과도 연관된다. 최근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채굴 난이도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바나나 존(Banana Zone)'이라 불리는 급격한 난이도 상승 구간에 접어든 상황이다. 이는 네트워크 참여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한편, 거래 수수료 변화에서도 흥미로운 패턴이 나타났다. 기존 비트코인 사이클에서는 수수료가 급등하는 시기에 과열 신호가 나타났고, 이후 가격 급락이 뒤따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수료가 상승하더라도 가격이 비교적 완만한 계단 형식으로 상승 중이다. 이는 이전 사이클에서 흔히 목격된 급등락과 다르다.

종합적으로 이번 채굴자들의 태도 변화는 단순한 ‘시장 투기’가 아니라, 기관과 국가 수준의 투자자들과의 정렬된 전략으로 분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마이닝 난이도 상승, 수수료 증대, 채굴자 매도 억제라는 3박자가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의 중장기적 강세 전망에 신뢰를 더하고 있다.

크립토 애널리스트 주앙 웨드슨(Joao Wedson)은 최근 분석에서 비트코인의 올해 성과가 과거 평균보다는 떨어지지만, 2014년, 2018년, 2022년과 같은 약세장의 흐름보다는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특히 9월 성과는 월간 기준으로도 예년 평균을 상회하고 있으며, 2012년, 2015년, 2016년, 2022년에 이은 상위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분석가는 비트코인의 차트 형태가 ‘역 헤드 앤 숄더’ 패턴을 완성했다며, 이를 통해 현재가 슈퍼사이클 초입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이중 패턴을 근거로 비트코인이 장기적으로 15만 달러(약 2억 850만 원)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투기적인 목표가 아니라 필연적인 기술적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더는 단기 수익 환수에 매달리지 않고, 구조적 상승 가능성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채굴자들의 전략 변화는 단순한 '축적'을 넘어, 지금 시장을 지탱하는 핵심 펀더멘털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