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상승 랠리가 잠시 주춤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이더리움은 현물과 선물 시장 모두에서 비트코인(BTC)의 수익률을 앞지른 바 있으며, 기관투자자들의 자금 유입도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8월 이후 이더리움은 비트코인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해왔다. 현물 거래량 기준으로 한때 전체의 41%를 차지하며, 같은 기간 동안 비트코인의 점유율 32.6%를 앞질렀다. 8월 18일부터 25일까지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현물 거래량은 4,800억 달러(약 667조 2,000억 원)를 기록한 반면, 비트코인은 4,000억 달러(약 556조 원)에 그쳤다.
선물 시장에서도 이더리움의 기세는 뚜렷하다. 7월 중순 이후 이더리움 선물 거래량은 비트코인을 앞섰고, 8월에는 최고 수준인 3조800억 달러(약 4,281조 2,000억 원)를 기록했다. 비록 현재 미결제약정은 590억 달러(약 77조 2,000억 원)로 정점에서 다소 내려왔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들어 이더리움 ETF에는 총 10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가 유입됐으며, 현물 ETF 거래량은 누적 2,000억 달러(약 278조 원)에 접근하고 있다. 이는 전체 이더리움 현물 거래량의 16%에 달하는 수치로, 사상 최고 비중이다. 이 중 블랙록의 ETHA ETF는 전체 거래량의 7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현재 ETF 운용 자산은 250억 달러(약 34조 7,500억 원)까지 확대됐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일정 기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더리움 ETF는 4월 이후 가장 긴 6일 연속 자금 유출을 보이며 거래 열기가 다소 식은 모습이다. 하지만 온체인 지표는 여전히 강세다. 총 예치 자산(TVL)은 2,580억 달러(약 358조 6,000억 원), 활성 지갑 수는 5,170만 개, 탈중앙화거래소(DEX) 거래량은 1,400억 달러(약 194조 6,000억 원)에 달한다.
특히 거래소 내 보유량이 최근 3년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이더리움의 장기 보유 수요가 여전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조정 이후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시장 분석 서비스 알트코인 벡터는 “현재 자금이 저시총 알트코인으로 분산되면서 이더리움의 존재감이 일시적으로 희미해졌지만, 이는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의 정체는 이더리움이 다음 하락장 대비를 위해 에너지를 축적하는 ‘압축 구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최근의 단기 조정은 긴 호흡의 상승 흐름 속 일시적 숨고르기에 불과할 수 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을 넘어선 시장 지배력과 깊은 기관 수요를 바탕으로 중장기적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