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B가 최근 1,000달러(약 139만 원)를 돌파하며 다시 네 자릿수 클럽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번 상승은 단기적인 반등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읽힌다. 다양한 온체인 지표들과 함께 유동성 환경의 개선, 파생상품 시장의 안정성, 사용자 기반 확대 등 다층적인 성장 요인이 결합되며 진정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최신 보고서에서 이번 BNB 상승이 2021년과 같은 과열된 투기적 흐름과는 달리, 탄탄한 유기적 수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물 거래량 변동을 입체적으로 추적하는 '스팟 볼륨 버블맵'에 따르면, 거래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단기간 급등락 없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요가 시장 전반에 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90일 치의 '스팟 테이커 누적 거래량 델타(CVD)' 지표는 올 한 해 동안 강한 매수 우위가 지속됐음을 보여준다. 이는 과거 상승기에서 흔히 나타났던 급등 후 차익실현 물량 출회 패턴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매수세가 기관, 고래, 일반 투자자층에 걸쳐 균형 있게 퍼졌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기반 형성이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파생상품 시장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BNB가 1,000달러에 도달하던 시점, 선물 테이커 CVD 역시 강한 매수 우위로 전환됐고, 이 과정에 프랭클린템플턴(Franklin Templeton) 등 대형 기관의 디지털자산토큰화(DAT) 프로젝트 참여가 수요 정당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디파이 플랫폼 내 하루 활성 지갑 수 증가, DEX 거래 활성화, 스테이블코인 유입 확산 등 온체인 활동 또한 호조세를 보이며 실수요 기반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BNB 보유자 중 극초기 투자자들의 수익률 또한 화제를 낳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Lookonchain)에 따르면, 8년 전 1,000달러(약 139만 원)가 되지 않는 예산으로 약 999개의 BNB를 매수해 보유 중인 한 지갑은, 현재 평가액이 1,000배 넘게 불어나 약 139만 달러(약 19억 3,210만 원)에 달한다.
더 큰 사례도 있다. 익명의 고래 투자자는 2017년 BNB 71,500개를 약 99만 6,500달러(약 13억 8,512만 원)에 매입한 후 일부를 매도하고 현재도 BNB를 보유 중이다. 잔여 물량의 현재 가치는 약 2,924만 달러(약 406억 4,360만 원)로 추산된다. 이는 단기간 급등을 노리는 투기와는 다른 ‘장기 신뢰’의 가치가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시장 전문가들은 BNB의 이번 네 자릿수 복귀가 단지 가격의 이정표가 아닌, 거시적 전환점을 상징하는 사건이라 강조한다. 소액 투자자부터 기관까지 수요 기반이 재편됐고, 거래소 유틸리티 토큰을 넘어 디지털 준비자산(digital reserve asset)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단기 가격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BNB는 단순한 암호화폐를 넘어 ‘금융 생태계 내 거버넌스 자산’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