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에 대한 장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다시 한 번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으로 이더리움 가격이 급락하며 한때 3,900달러(약 542만 원) 아래로 떨어졌지만, 단기 반등과 함께 핵심 매수 지표가 활성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록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CryptoQuant)에 따르면, 단 하루 만에 40만 개의 이더리움이 ‘축적자 주소(accumulator address)’로 분류되는 지갑에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주소들이 최소 두 번 이상 매수를 기록하면서도 단 한 번의 매도도 없었던 지갑이라는 점에서, 장기 보유자들의 본격적인 진입으로 해석된다. 불과 며칠 전에도 120만 개에 달하는 ETH 유입이 있었던 만큼, 이번 대규모 매수는 해당 지갑들에 대한 기관 또는 ETF 관련 투자자의 연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 심리 지표인 공포탐욕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여전히 '공포'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일부 분석가들은 이더리움이 3,800달러(약 528만 원) 수준의 유동성 지지선을 테스트하는 과정이 이미 예견된 움직임이었다는 평가를 내놨다. 분석가 테드 필로우스(Ted Pillows)는 이더리움이 4,060달러(약 565만 원)를 회복할 경우 상승 전환 신호가 빠르게 포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해당 지지선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가격은 3,600달러(약 500만 원)까지도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함께 나왔다.

B2 벤처스 창립자인 아서 아지조프(Arthur Azizov)는 "최근 하락은 리스크 회피 움직임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거래소의 유동성이 줄고 레버리지 청산이 발생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조가 비둘기파적이고 연방정부 셧다운 리스크가 해소될 경우, ETH는 4,500~5,000달러(약 626만~695만 원)까지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다 현실적인 시나리오는 3,500~4,500달러(약 487만~626만 원) 수준의 박스권 조정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중장기적으로는 여전히 이더리움의 상승 여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트레이더 타디그레이드(Tardigrade)는 “이더리움은 대규모 상승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 중”이라고 언급했으며, MN 펀드 창립자인 미카엘 판 데 포페(Michaël van de Poppe)도 “현 구간은 장기 투자자들에게 이상적인 진입 구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현재 가격대가 과거 여러 사이클에서 주요 지지선 역할을 해온 20주 이동평균선 부근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번 이더리움 축적 흐름은 시장 전반의 단기 조정 국면 속에서도 강한 신뢰 기반의 매수세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기술적 지지선을 성공적으로 방어하며 박스권을 형성한다면, 다음 상승장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