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대규모 청산 사태를 겪으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리플(XRP)의 거래량이 24시간 내 무려 67% 급증했다. 특히 시장 전반에 불안감이 확산된 상황에서 XRP 관련 새로운 디지털 국고 설립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디지털 자산 데이터 제공업체 코인글래스(CoinGlass)에 따르면, 이번 주 초 하루 동안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약 12억 1,000만 달러(약 1조 6,819억 원)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되며 투자자 불안 심리가 극대화됐다. 이 가운데 특히 매수 포지션 청산이 9억 4,396만 달러(약 1조 3,124억 원)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매도 포지션도 2억 6,100만 달러(약 3,629억 원)에 달했다. 그 결과 XRP를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주목할 만한 점은, 같은 시간 동안 XRP 거래량이 67%나 증가하며 90억 3,000만 달러(약 12조 5,517억 원)에 도달했다는 점이다. 매도세에도 불구하고 거래 규모가 확대된 것은 기관 및 트레이더들이 XRP에 대한 베팅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현재 XRP 가격은 24시간 기준 7.31%, 주간 기준으로는 21% 하락해 2.22달러(약 3,086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장 관심은 앞으로 발표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집중되고 있다. 오는 10월 28~29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경기 둔화와 정부 셧다운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 연준의 방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통해 금리 동결 혹은 추가 긴축 여부에 대한 신호를 포착하려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리플이 XRP 중심의 새로운 디지털 자산 국고(DAT)를 설립하기 위해 최소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의 자금을 조달 중이라는 보도가 블룸버그를 통해 전해졌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국고는 XRP 보유량을 확대하기 위한 용도로 설계되었으며, 성공적으로 구성될 경우 XRP를 중심으로 한 사상 최대 규모의 디지털 국고가 될 전망이다.

리플은 여기에 더해 재무 솔루션 업체 GTreasury 인수를 위한 10억 달러(약 1조 3,900억 원) 규모의 거래에도 합의한 상태다. 이는 리플이 단순한 결제 플랫폼을 넘어, 블록체인 기반 재무 인프라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한편, 단기적 가격 변동성은 여전하지만, 거래량 급증과 신규 전략의 가시화는 XRP에 대한 중장기적 관심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시장이 매크로 이슈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만큼 투자 판단에는 신중함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