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이며 10만 7,000달러(약 1억 4,210만 원) 선까지 후퇴했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정점을 논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의 경계심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이 단기 반락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하고 있다.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미스터 월스트리트(Mr. Wall Street)'는 시장 다수의 시선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비트코인의 현재 가격 움직임은 사이클 정점이 아니라 다음 랠리를 위한 ‘매집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지난 120일 동안 12만~12만 3,000달러(약 1억 5,900만~1억 6,200만 원)의 저항선과 10만 7,000~11만 달러(약 1억 4,210만~1억 4,600만 원)의 지지선 사이에서 횡보해왔다며, 만약 이번 사이클이 진짜 정점이었다면 해당 지지선은 벌써 붕괴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지난 4개월간 하루 평균 3,150 BTC에 달하는 소액 투자자들의 물량이 매도됐음에도 하방이 깨지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이 개인 투자자의 물량을 모두 흡수하고 있다는 뜻이며, 오히려 대규모 '매집 구간'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보유 중인 평균 매입단가 10만 7,750달러(약 1억 4,260만 원)의 롱 포지션을 유지 중이며, 해당 구간을 벗어날만한 약세 신호는 전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보다 보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닥터 프로핏(Doctor Profit)’은 비트코인이 당장 상방으로 돌파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긴축(QT)이 2025년 12월 1일에 종료될 예정임을 언급하면서, 그 전까지는 시장에서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자산은 당분간 상승 모멘텀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닥터 프로핏은 최근 한 주간 미 연준이 500억 달러(약 67조 2,500억 원)를 '찍어냈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해당 금액은 오히려 일시적인 레포 대출에 불과하며, 실제로는 유동성이 창출된 것이 아니라 대출 수요에 따라 자금이 임시로 유입됐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처럼 시스템 전반에 스트레스가 높아지는 '후기 QT 환경'이 2019년 레포 위기, 2020년 코로나 금융 충격 이전과 유사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이 다시 12만 달러 이상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매크로 유동성, 투자심리, 기관 수요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단기 가격 변동보다는 중장기 흐름을 읽는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