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최근 한때 10만 4,000달러(약 1억 4,560만 원)까지 반등한 뒤 다시 10만 1,000달러(약 1억 4,130만 원) 아래로 되돌아갔다. 11월 중순 무렵의 이 흐름은 시장이 여전히 10월의 약세 심리를 소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반적으로는 큰 방향성 없이 ‘횡보장’이 이어지며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눈에 띄는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가격 조정이 ‘약세’보다는 ‘구조적 성숙’의 신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암호화폐 분석가 악셀 애들러 주니어는 비트코인의 평균 방향성 지수(ADX)가 78%에서 32%로 하락한 것이 투기적 매수세의 후퇴보다는 기관 중심의 안정적인 거래 구조로 전환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현물 비트코인 ETF 시대에 진입하면서 기존의 4년 주기가 약화되고 있으며, 대신 장기적인 가격 안정성과 통합국면이 이어지는 점이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0만~11만 달러(약 1억 4,000만~1억 5,400만 원)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ADX의 균형 지표(+DI/-DI)가 명확한 돌파보다는 시장 내 내부 촉매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장기 보유자의 매도 압력이 줄고 기관 거래 주도 하에 선물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이른바 ‘문벰버(Moonvember)’에 대한 기대심리도 커지고 있다. 비트겟(Bitget)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이그나시오 아기레는 비트코인의 현재 횡보장을 ‘건강한 조정’으로 평가하며, 11월이 암호화폐 시장의 계절적 강세 구간인 점을 강조했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동성 확대는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기레는 보다 구체적으로 “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 그리고 글로벌 금리 하향 안정 같은 거시 환경 변화가 함께 한다면, 암호화폐 생태계는 중장기 구조적 확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네트워크 자체의 펀더멘털도 여전히 견조하다. 알프랙탈 설립자 조아우 웨드슨은 최근 “비트코인의 해시레이트 모멘텀 지수가 90일 이동평균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채굴자들이 시장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채굴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수준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는 흐름은 단기 급등보다는 구조적 성숙과 기관 중심 시장으로의 전환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시장이 기다리는 두 번째 상승 파동은 정치·금융 환경과 맞물린 주요 촉매들이 구체화될 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