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 상품(ETP)에서 최근 3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가며 누적 순유출 규모가 32억 달러(약 4조 3,200억 원)에 이르렀다. 지난주에만 20억 달러(약 2조 7,000억 원)가 이탈하며, 지난 2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유출 기록을 경신했다.
영국 암호화폐 투자사 코인셰어스(CoinShares)에 따르면, 전 주 11억 7,000만 달러(약 1조 5,800억 원)가 빠져나간 데 이어 유출 규모가 70% 가까이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암호화폐 ETP의 운용자산(AUM)은 1910억 달러(약 257조 원)로 축소됐으며, 지난해 10월 기록한 정점 2,640억 달러(약 355조 원) 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급격한 자금 이탈 배경으로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대규모 암호화폐 보유자의 매도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코인셰어스 리서치 책임자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은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과 일부 고래 투자자들의 순차적인 매도가 시장 전반의 부담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 순유출의 97%에 해당하는 19억 7,000만 달러(약 2조 6,600억 원)를 차지했다. 반대로 독일은 1,320만 달러(약 180억 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전 세계 추세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그 외 지역에서도 유출세는 확연히 나타났다. 스위스와 스웨덴에서 각각 3,990만 달러(약 538억 원), 2,130만 달러(약 287억 원)의 자금이 유출됐으며, 홍콩, 캐나다, 호주에서는 총 2,390만 달러(약 322억 원)가 빠져나갔다.
최근 크립토 시장의 불확실성과 조정 국면이 길어지면서 기관 중심 투자상품에서도 차익 실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심리 회복을 위해서는 시장 안정과 더불어 연준의 금리 경로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