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발행사 서클(Circle)이 프라이버시 프로토콜 자마(Zama)와 연결된 스마트계약을 블랙리스트 처리해 약 1,260만달러 규모의 자금이 동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는 단일 계약 차단이지만, 실제로는 디파이(DeFi) 생태계의 ‘중앙화 리스크’가 다시 부각된 사건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온체인 조사자 잭엑스비티(ZachXBT)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이더리움(ETH)에 배포된 자마의 ‘Confidential USDC(cUSDC)’ 계약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해당 주소는 자마 문서와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이미 공개돼 있었고, 차단 사실도 실시간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서클이 사전 통보 없이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오버나이트 파이낸스 자금 유입이 배경으로 지목
잭엑스비티는 이번 동결이 자산운용·수익 생성 프로토콜 ‘오버나이트 파이낸스(Overnight Finance)’ 논란과 간접적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데이터상 0xf7fcc 지갑은 지난 5월 11일 약 1,240만달러 상당의 USDC를 자마 계약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갑은 오버나이트 파이낸스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오버나이트 파이낸스는 최근 거버넌스 갈등에 휘말렸다. 일부 토큰 보유자들은 개발팀의 ‘러그풀’ 가능성을 제기했고, 이어 재무자산 분배를 둘러싼 투표까지 진행됐다. 여기에 법원 민사소송까지 겹치며 외부 자금 흐름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송 원고 중에는 디파이 업계에서 공격적인 DAO 거버넌스 전략으로 알려진 파타곤 매니지먼트(Patagon Management)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화 발행사 권한 둘러싼 논란 재점화
이번 서클의 조치는 중앙화 발행사가 디파이 계약을 사실상 멈춰 세울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드러냈다. 특히 개별 지갑이 아니라 사용자 자금이 풀려 있는 프로토콜 수준의 계약이 차단됐다는 점에서, 탈중앙화 서비스의 ‘보관 리스크’를 둘러싼 논쟁이 커지고 있다.
서클은 지난 3월에도 여러 주체와 연관된 16개 이상 핫월렛을 동결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시에는 구체적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사용자 자금이 모이는 계약 자체가 타깃이 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시선이 더 날카롭다. 현재까지 서클은 자마 cUSDC 계약을 동결한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이번 사건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통제권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 그리고 디파이 서비스가 외부 분쟁의 충격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자금 동결 자체보다도, 그 과정에 대한 예고와 설명이 부족했다는 점이 더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