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USDT)와 USDT0 유동성 61억 달러(약 8조4500억원) 가운데 62.8%가 에이브(AAVE) V3에 배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 대출 수요가 에이브에 집중된 가운데, 유동성 허브 역할과 단일 프로토콜 의존도가 함께 부각됐다.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은 8월 19일 기준 테더와 USDT0 61억 달러가 29개 디파이(DeFi) 구간에 분산돼 있고, 이 가운데 에이브 V3가 38억3000만 달러(약 5조3000억원)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크립토브리핑(CryptoBriefing)은 이 수치를 토대로 에이브 V3가 테더와 USDT0 예치의 주요 디파이 구간으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에이브 내부 수치도 같은 방향을 보인다. Aavescan 기준 에이브 전체 스테이블코인 공급액은 89억7000만 달러(약 12조4000억원), 차입액은 73억7000만 달러(약 10조2000억원)다. 스테이블코인 이용률은 82.1%로 집계됐다.
개별 시장에서는 에이브 V3 이더리움 시장의 테더 공급액이 29억4000만 달러(약 4조700억원)로 나타났다. 같은 시장의 테더 차입액은 27억1000만 달러(약 3조7500억원)였다. USDT0는 에이브 V3 플라즈마 시장에서 6억7010만 달러(약 9281억원)가 공급돼 있었다.
이번 수치는 에이브가 스테이블코인 대출시장에서 개별 프로토콜을 넘어 기준 시장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브는 공식 블로그에서 이더리움 상 테더와 유에스디코인(USDC) 예치·차입의 80% 이상을 점유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수치는 에이브가 자체 제시한 범위의 설명이며, 토큰터미널의 29개 디파이 구간 집계와 분모가 다르다.
디파이 대출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담보와 차입 수요가 동시에 형성되는 핵심 자산이다. 거래자는 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달러 연동 자산을 빌려 다른 포지션을 운용하거나, 반대로 예치해 이자를 얻는다. 유동성이 깊은 프로토콜일수록 차입 비용과 거래 마찰이 낮아지는 구조다.
에이브의 강점은 여러 체인과 자산을 지원하면서도 공급·차입 한도를 따로 관리하는 데 있다. 커뮤니티 거버넌스와 리스크 스튜어드가 시장별 파라미터를 조정하고, 공급 캡과 차입 캡은 특정 자산 노출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제한하는 장치로 쓰인다.
USDT0 확산도 집중도를 키운 요인이다. USDT0 공식 문서는 이 토큰을 레이어제로(LayerZero) 기반 옴니체인 테더로 설명한다. 구조는 이더리움에 담보를 잠그고 다른 체인에 같은 수량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테더(Tether)는 2월 10일 레이어제로 랩스(LayerZero Labs)에 전략 투자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당시 USDT0가 12개월 미만 기간에 700억 달러(약 97조원) 이상의 크로스체인 가치를 전송했다고 설명했다.
에이브 거버넌스 포럼에서도 USDT0는 여러 체인의 기본 스테이블코인 후보로 거론됐다. X Layer 배포 논의에서는 USDT0가 새 체인의 표준 표현 자산으로 채택되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는 USDT0가 단순 래핑 자산을 넘어 체인 간 달러 유동성을 옮기는 인프라로 쓰이고 있다는 뜻이다.
반대편에서는 집중 리스크를 따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오스랩스(Chaos Labs)는 에이브 거버넌스 문서에서 멘틀(MNT)의 USDT0 시장 공급이 99.9% 이상 한 사용자에게 몰려 있다고 적었다. 같은 문서는 공급·차입 한도 조정 필요성을 함께 제시했다.
이 문제는 에이브 내부 리스크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본지는 앞서 에이브 V3 코어의 효율모드 부채 집중 문제를 전하며, 특정 자산군의 높은 담보 효율이 반복 차입 구조와 맞물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에이브는 보안 페이지에서 온체인 거버넌스, 타임록, 가디언 장치로 프로토콜 변경을 통제한다고 밝힌다. 공급·차입 캡도 자산 노출을 제한하는 장치다. 그러나 이런 장치가 스마트계약 취약점, 거버넌스 오류, 오라클 문제, 크로스체인 메시징 리스크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테더와 USDT0 유동성의 에이브 집중은 디파이 대출시장의 효율을 보여주는 동시에 충격 전파 경로를 드러낸다. 토큰터미널 집계는 디파이 전반 29개 구간의 분산 현황이고, Aavescan 수치는 에이브 내부 시장의 현재 상태다. 두 수치는 같은 방향을 가리키지만 같은 분모로 해석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