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이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 매수 화면에 스테이킹 동의 항목을 미리 선택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가 이를 해제하지 않고 매수하면 코인 거래와 함께 별도 서비스인 스테이킹 가입까지 처리될 수 있다.
블록미디어는 14일 빗썸의 이더리움 매수 확인창에서 ‘자유형 스테이킹 신청 동의’ 항목이 미리 체크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이용자가 동의를 해제하지 않고 매수 버튼을 누르면 이더리움 구매와 동시에 ‘코인 이자받기’ 자유형 스테이킹 가입이 이뤄지는 방식이다.
스테이킹 대상이 아닌 비트코인 매수 화면에도 같은 동의 항목이 표시됐다. 리플(XRP), 테더(USDT), 소폰(SOPH), 헤미(HEMI) 등 다른 자산의 매수 화면에서도 ‘코인 이자받기 신청 동의’가 미리 선택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 번 동의하면 이후 빗썸이 지원하는 다른 가상자산을 매수할 때 별도 가입 절차 없이 스테이킹이 적용될 수 있다. 코인 매수와 자산을 네트워크 검증에 활용하는 서비스가 한 번의 동의로 연결되는 셈이다.
자유형 스테이킹은 거래소가 이용자의 자산을 블록체인 검증에 활용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스테이킹 가입 뒤에도 자산을 매도하거나 출금할 수 있지만, 매수와 단순 보유만 하는 것과는 달리 자산이 네트워크 검증에 사용된다.
빗썸은 자유형 스테이킹 총보상에서 노드 운영비를 먼저 차감한 뒤 남은 보상의 최대 40%를 운영 수수료로 활용한다고 안내한다. 고정형 스테이킹의 운영 수수료 상한은 최대 10%다.
빗썸은 자유형 스테이킹에 가입해도 가입·해지에 따른 위약금이나 거래 제약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 급변, 네트워크 혼잡, 출금 요청 집중 등으로 거래나 출금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있다.
홍푸른 디센트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별도 부가서비스인 자유형 스테이킹 가입 항목을 이용자가 선택하기 전에 미리 체크해 둔 것은 전형적인 사전선택 방식”이라며 “전자상거래법상 금지되는 다크패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가 직접 해제하지 않으면 부가서비스 가입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쟁점이라는 설명이다.
홍 변호사는 “코인마다 네트워크 구조와 보상 방식, 위험이 다른데도 한 번의 동의를 다른 자산까지 포괄 적용하는 것은 약관법상 동의의 유효성도 다퉈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전 선택만으로 이용자 자산을 네트워크 검증에 투입하는 것이 정상적인 위임에 해당하는지도 문제로 제시됐다.
스테이킹 이용자 수에서는 빗썸이 업비트를 앞섰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거래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7월 말 빗썸 스테이킹 이용자는 59만2742명으로 업비트보다 23만3226명 많았고, 국내 4대 원화거래소 전체 이용자의 48.4%를 차지했다.
반면 스테이킹 평가액은 업비트가 2조4305억원으로 빗썸의 2조374억원보다 많았다. 보상액도 업비트가 65억7697만원으로 빗썸의 30억9625만원을 웃돌았다.
7월 말 국내 4대 원화거래소의 스테이킹 가상자산 규모가 4조6936억원으로 집계된 앞선 조사에서도 업비트는 운용 규모와 보상액에서 빗썸을 앞섰고, 빗썸은 이용자 수에서 우위를 보였다. 이용자 수와 실제 운용 자산 규모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의미다.
빗썸은 자유형 스테이킹이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는 서비스인 만큼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현재의 동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빗썸 관계자는 “스테이킹 기간에도 디지털자산을 자유롭게 매도·출금할 수 있고 가입이나 해지에 따른 별도 위약금이나 거래 제약도 없다”며 “보유 기간에 비례한 리워드를 받을 수 있어 이용자 혜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현재의 동의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자상거래법상 특정옵션 사전선택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빗썸은 락업이나 이용료 없이 언제든 매매와 입출금이 가능해 이용자를 기만하거나 불합리한 선택을 유도하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용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동의 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빗썸은 “투자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에서 동의 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