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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스테이블코인 송금 비용 87% 절감…카이아 “발행만으론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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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퍼런스 연단에서 발표 중인 익명 연사 / TokenPost.ai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한국·베트남 송금 실증에서 비용이 기존 은행 송금보다 약 87% 줄고, 송금 대부분이 1분 안에 처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민 카이아(KAIA) DLT 재단 의장은 1일 서울 여의도 IFC 더포럼에서 열린 ‘블록페스타 2026’에서 “한국은 법안 준비하느라 바쁘지만 해외는 법안을 넘어 이미 상용화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법과 함께 송금·환전·정산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 의장이 제시한 자료에서는 전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의 99.4%가 달러에 연동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달러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0.6%에 그쳤다. 서 의장은 “아직 원화는 여기에 들어가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 주요국은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먼저 열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10월 엔화 스테이블코인 JPYC를 상용화했고, 홍콩은 올해 4월 첫 발행 인가를 내줬다. 싱가포르는 결제서비스법에 스테이블코인 규제를 도입하기 위한 개정안을 제안했으며, 인도네시아에서는 루피아 스테이블코인 발행 모델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다.

투자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일본 JPYC 발행사는 올해 시리즈B에서 약 60억엔을 유치했다. 서 의장은 이를 약 600억원 규모로 설명하며 국내 스테이블코인 스타트업이 같은 규모의 투자를 받기는 현재로선 어렵다고 말했다.

카이아는 KB국민은행 등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송금 개념검증(PoC)을 진행했다. 테스트용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뒤 베트남에서 테더(USDT)로 바꾸고, 현지에서 베트남 동으로 환전해 은행 계좌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발표 자료상 10만원 송금 비용은 기존 약 9600원에서 1250원 미만으로 낮아졌다. 송금은 대부분 1분 안에 처리됐고, 길어도 3분 안에 완료됐다. 카이아의 한국·베트남 송금 실험은 비용 절감과 처리 시간 단축을 함께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 의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량과 거래 규모가 커졌지만 실물 결제 활용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연간 150조달러 규모인 국경 간 기업 간(B2B) 결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에도 못 미친다는 설명이다.

상점은 스테이블코인을 다시 현금으로 바꿔야 하는 정산 구조를 부담스러워하고, 기관은 은행 연결과 컴플라이언스 위험을 우려한다고 서 의장은 설명했다. 발행과 거래가 늘어도 실제 결제에 쓰이려면 정산 과정의 불편과 규제 대응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의미다.

서 의장은 “법안이 만들어지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했으니 많이 쓰일 거라고 생각하면 절대 안 된다”며 “그건 정말 시작일 뿐”이라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여부와 실제 이용 확대 사이에는 송금·환전·정산 인프라가 놓여 있다는 설명이다.

카이아는 여러 통화의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온체인 외환 교환과 유동성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라인 기반 이용자 앱과 결제 API·SDK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나 현금으로 정산받는 기능도 구상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송금에서 원화는 출발 통화, 테더는 중간 교환 자산, 베트남 동은 최종 지급 통화로 사용된다. 이 구조에서는 각 통화 사이의 환전과 유동성 공급, 은행 계좌 지급이 하나의 정산 흐름으로 연결돼야 한다.

미국 기업들도 관련 인프라 확보에 나섰다. 스트라이프는 지난해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기업 브리지를 11억달러(약 1조4916억원)에 인수했고, 마스터카드는 올해 BVNK를 최대 18억달러(약 2조4408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서 의장은 “미국의 인프라가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함께 한국으로 들어오면 막을 길이 없다”며 “입법과 인프라를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논의에만 머물 경우 해외 결제·정산 인프라에 의존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카이아와 금융기관이 진행한 이번 실증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상용화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테스트용 자산을 활용한 개념검증이다. 실증에서 확인된 비용은 10만원 송금 기준 약 1250원 미만이며, 처리 시간은 대부분 1분 이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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