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은행 차이나르네상스의 창업자인 바오판 전 회장이 약 2년간의 당국 구금 상태에서 최근 석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라졌던 그는 오랜 침묵 끝에 모습을 드러냈으나, 현재 법적 지위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바오 전 회장은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05년 차이나르네상스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이후 텐센트, 알리바바, 디디추싱, 메이퇀 등 중국 유력 IT 기업들의 상장과 인수합병을 성사시키며 투자업계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혔고, 바오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영향력 있는 금융계 인물로 떠올랐다. 2020년 말 기준 그가 운용한 자산은 88억 달러(약 12조 원)에 달했다.
하지만 2023년 2월, 그는 아무런 설명 없이 공개석상에서 자취를 감췄고, 몇 달 뒤 차이나르네상스 측은 그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후 바오 전 회장은 중국 공산당 산하의 중앙기율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추정돼 왔다. 이 두 기관은 주로 고위 공직자와 권력층을 대상으로 부패 여부를 조사하는 사정기관에 해당한다.
회사 측은 바오 전 회장이 현재 경영 활동에 참여하고 있지 않으며, 개인적인 사안인 만큼 별도의 공식 논평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그는 2024년 2월 건강 문제와 가족과의 시간을 이유로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8개월 뒤 그의 배우자가 신임 회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세계 투자자들에게 중국 내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도 미국계 은행 웰스파고의 한 임원이 중국을 방문한 도중 범죄 혐의와 관련해 출국이 금지된 바 있어, 국제 금융업계 내에서 중국 사업 운영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중국 정부의 사정 수위와 규제 정책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들의 대중국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기업 내부 통제 강화와 법적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대응이 더욱 필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