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빠르게 태양광 에너지 산업에 스며들며, 복잡한 인허가 및 설계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 본사를 둔 커뮤니티 태양광 개발업체 노벨 에너지 솔루션스(Novel Energy Solutions)는 급변하는 정책과 다주(多州) 규제로 인해 커지는 엔지니어링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현재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개발 중이거나 건설 중인 노벨은 이미 75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공했으며, 이 가운데는 미네소타 최대 전력협동조합을 위한 10메가와트 규모 발전 단지도 포함돼 있다.
노벨이 도입한 기술은 프로코어 테크놀로지(Procore Technologies)의 사전 구축형 AI 에이전트와 커스텀 에이전트 제작 도구인 ‘에이전트 빌더(Agent Builder)’다.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AI는 설계 정확도 향상, 문서 자동화, 일정 단축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 프로젝트 엔지니어링 매니저 키아라 캐리에르에 따르면, 과거 수동으로 진행되던 루트코즈 분석이나 설계 변경 추적, 비용 영향 분석 등을 이제 AI가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처리함으로써 업무 누락 위험이 줄어들었다.
특히 AI가 현장 요청서나 설계 변경 문서 등을 자동으로 스캔해 문제 요소를 감지하고, 이를 반복되는 규제 문제나 설계 누락과 연결해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기능이 유용하게 작동하고 있다. 예컨대 한 지역에서는 배터리 저장 장치 관련 인허가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는데, 과거에는 이를 파악하고 설계에 반영하는 데 최대 3개월이 걸렸던 반면, AI는 같은 작업을 1개월 이내에 마쳐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실제로 주요 성과 중 하나는 지역 전력회사에 제출하는 변압기 사양 등을 담은 ‘완공 시점 도면(as-built drawings)’의 오류를 AI가 조기에 파악해 다운스트림 지연을 방지했다는 점이다. 캐리에르는 AI가 기존 이메일이나 회의 기록과 비교해 설계 문서의 누락된 내용을 추적하고 반영함으로써, 시공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작업과 추가 인허가 지연을 크게 줄였다고 강조했다.
AI의 도입은 현재 Q&A 방식에 머무르고 있지만, 향후에는 작업 배정, 자동 보고서 생성 등 보다 주도적인 ‘에이전트 기반 작업 시스템’으로 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노벨은 인간의 승인 과정을 유지하는 ‘인간-중심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 있으며, 각 부서별로 단계적으로 자동화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비즈니스 기술 담당 이사 앤드류 스미스는 설명했다.
이처럼 프로코어의 중앙 플랫폼이 모든 프로젝트 정보를 통합 운영함으로써, AI는 보다 정교하고 문맥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스미스는 “AI는 우리가 어떤 문서를 언제 어떻게 작성했는지를 모두 기억하기 때문에, 완전한 문맥 인식을 기반으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AI가 기존 업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하지만, 내부에서는 이를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 보고 있다. 캐리에르는 이에 대해 “기술은 내 역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로 역할을 재설정하도록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실제로 회사 경영진은 사람 중심의 운영 원칙을 명확하게 고수하고 있으며, AI는 노동력 보완과 효율화 도구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벨은 앞으로 AI 에이전트를 비용 추정, 안전 분석, 프로젝트 간 데이터 통합 등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캐리에르는 “AI는 단지 엔지니어링 단계뿐만 아니라, 비용·위험 관리와 전사적 협업에도 매우 유용하다”며, AI를 핵심 경쟁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