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기업인 일론 머스크가 지난 2022년 미국 증권 거래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제기된 민사소송에 대해, 자신에게 법적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며 소송 기각을 법원에 요청했다. 머스크가 공개 시한을 넘겨 소셜미디어 기업 트위터(현재의 엑스·X)의 대량 지분 취득 사실을 밝힌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당시 머스크가 트위터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게 된 후에도 이를 정해진 시한 내에 공개하지 않아 투자자 보호 규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SEC는 머스크가 2022년 3월 24일까지 보유 지분 공시를 완료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11일이 지난 4월 4일에야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간 동안 머스크는 약 5억 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조 원 규모)의 트위터 주식을 저렴한 가격에 추가 매입했다고 봤다.
SEC의 규정에 따르면, 특정 기업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경우, 투자자는 10일 이내에 이를 보고해야 한다. 이 제도는 대규모 주식 거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모든 투자자에게 동일한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머스크의 경우 해당 공시 지연으로 인해 일반 투자자들이 불리한 가격에 거래하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SEC의 주장이다.
머스크 측은 이에 대해 해명서를 통해, 고의적인 기만 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공시 지연이 일시적 착오에 따른 것으로, 자산 관리자와 관련 내용을 상담한 뒤 영업일 기준 하루 만에 공시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추가 매입 활동도 당시에 이미 중단된 상태였고, 규정을 인지하자 신속히 절차를 밟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변호인단은 SEC 소송 자체에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하며, 이는 정부의 권한을 비판한 개인을 불합리하게 겨냥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가 의도적·악의적으로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증거도 없으며, 단 한 차례의 실수로 인해 과도한 처벌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례는 기술기업 경영자들의 정보 공개 책임과 관련한 법적 기준을 둘러싼 해석 차이를 여실히 드러낸다. 향후 법원이 머스크 주장의 손을 들어줄 경우, 대형 투자자들의 공시 행태와 관련된 규제 운영에 일정 부분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