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미국 달러화의 국제적 위치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그는 원화 가치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로고프 교수는 1월 3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 연차총회에서, 미국이 군사력이나 경제 제재 등 물리적 영향력을 활용하는 경성권력(hard power)을 통해 달러화의 지위를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하드 파워가 단순히 미국의 경제 규모 때문이 아니라 세계은행과 IMF 등 글로벌 시스템의 설계 자체가 달러 중심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정부의 인공지능 기술 규제 완화와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개발정책도 달러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요소라고 봤다. 다만, 스테이블코인(실물 자산과 연동되는 디지털 자산)을 육성하려는 정책은 오히려 자금세탁이나 불법거래 가능성을 높이고 달러화의 신뢰성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화 가치와 관련해서는, 로고프 교수는 개인적으로 원화가 지금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통화가치를 기준으로 볼 때 통화가 평균적으로 저평가된 폭의 절반가량은 3년 이내에 회복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며, 원화도 향후 몇 년 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미경제학회 발표 자료에 원화를 저평가 통화 예시로 포함할 계획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다른 경제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대해 훨씬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대표적으로 제임스 갤브레이스 오스틴 텍사스대 교수는 "트럼프노믹스는 경제정책이라기보다는 소수 과두층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방향"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게리 딤스키 영국 리즈대 교수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공급망과 달러의 국제적 특권 구조를 약화시키고 인종 갈등을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평가들은 향후 미국 대외정책과 달러화의 국제 위상, 또한 원화 환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원화의 저평가가 해소될 가능성이 크다는 신호는 한국 외환시장과 수출입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므로, 투자자와 정책당국의 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