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가 인공지능 반도체 주문 급증에 힘입어 2026년 2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TSMC는 16일 올해 2분기(4∼6월) 순이익이 7천66억대만달러, 한국 돈으로 약 32조5천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늘어난 수치다. 회사 측은 이번 실적으로 9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순이익 증가율을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엘에스이지이(LSEG)가 18명의 애널리스트 전망을 바탕으로 집계한 예상치 6천326억대만달러도 큰 폭으로 넘어섰다.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배경은 인공지능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 확대다. 시장에서는 TSMC의 3나노미터와 2나노 공정에 대한 주문이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본다. 나노미터는 반도체 회로 선폭을 뜻하는 단위로, 수치가 작을수록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해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첨단 반도체를 여러 층으로 쌓거나 연결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패키징 기술인 코워스(CoWoS·칩 온 웨이퍼 온 서브스트레이트) 수요도 꾸준한 것으로 평가된다.
TSMC는 엔비디아와 애플 같은 대형 정보기술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특히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가속기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 핵심 공급자 역할을 맡고 있다. 인공지능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투자와 고성능 연산용 칩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TSMC 같은 최첨단 파운드리 업체에 주문이 집중되는 구조가 더욱 뚜렷해진 셈이다. 파운드리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이 만든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위탁생산 사업을 말한다.
실적 호조는 기업 가치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시아 시가총액 1위 기업인 TSMC의 시가총액은 약 1조9천700억달러, 한국 돈으로 약 2천921조원까지 불어났다. 이는 글로벌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약 1천492조원의 두 배 안팎 수준이다. 앞서 TSMC는 지난 13일에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2천704억대만달러, 약 58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늘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실적은 인공지능 열풍이 반도체 산업의 이익 구조를 얼마나 빠르게 바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첨단 공정과 고급 패키징 설비를 갖춘 소수 업체로 주문이 몰리는 흐름이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TSMC의 실적 강세와 함께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경쟁도 첨단 생산능력 확보를 중심으로 더 치열해질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