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10억8천만달러 늘어나면서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고, 특히 기업이 보유한 달러예금은 통계 작성 이후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외국환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1천133억3천만달러로 5월 말보다 10억8천만달러 증가했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머문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이 국내 은행에 맡긴 외화 자금을 뜻한다. 전체 잔액은 2월 말 1천175억3천만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화예금은 3월 말 153억7천만달러 급감한 뒤 4월 85억1천만달러, 5월 15억7천만달러, 6월 10억8천만달러 늘며 다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이번 증가는 달러화예금과 기업예금이 이끌었다. 달러화예금 잔액은 978억달러로 한 달 사이 22억5천만달러 늘어 2012년 6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장내 파생상품 거래증거금과 해외증권 투자자예탁금 등 증권사 고객예탁금이 늘었고, 대기업이 수출 등 경상거래를 통해 받은 대금을 예치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기업은 결제와 자금 운용 목적에 따라 달러를 쌓았고, 해외 주식 투자 자금도 외화예금 증가를 뒷받침한 셈이다. 반면 유로화예금은 58억4천만달러로 4억6천만달러, 엔화예금은 71억2천만달러로 4억1천만달러 각각 줄었다. 엔화예금은 경상대금 지급 때문에, 유로화예금은 일부 기업의 대출 상환 영향으로 감소했다.
예금 주체별로 보면 기업과 개인의 움직임은 뚜렷하게 갈렸다. 기업예금은 989억9천만달러로 15억8천만달러 증가한 반면, 개인예금은 143억3천만달러로 5억달러 감소했다. 특히 기업의 달러화예금은 855억8천만달러로 전월보다 25억9천만달러 늘어 역시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반대로 개인의 달러화예금은 122억2천만달러로 3억5천만달러 줄었다. 이는 환율이 높을 때 개인이 차익 실현이나 생활자금 마련을 위해 달러를 매도하는 경향과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실제로 한국은행도 6월처럼 원/달러 환율이 높은 구간에서는 개인이 달러를 파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별로는 국내은행의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이 927억8천만달러로 5천만달러 늘었고,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205억5천만달러로 10억3천만달러 증가했다. 최근 외화예금 흐름은 환율 자체보다 기업의 수출입 대금 유입과 해외투자 관련 자금 수요에 더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다. 앞으로도 환율 수준, 글로벌 증시 투자 수요, 국내 기업의 수출 실적이 맞물리면서 외화예금 증감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특히 기업 달러예금의 방향이 전체 외화자금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