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잔액이 2024년 말 이후 빠르게 불어나며 올해 6월 말 20조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적 보증 문턱을 낮춘 결과로 해석되지만, 보증 규모가 커진 만큼 위험 관리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HUG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동산 개발 사업 자금 조달) 보증 잔액은 2024년 말 10조2천288억원에서 2026년 6월 말 20조4천319억원으로 늘었다. 1년 반 만에 사실상 두 배 수준으로 커진 것이다. HUG는 그동안 신속한 주택 공급을 뒷받침하기 위해 PF 대출 보증 한도를 높이고 주택분양보증료를 낮추는 조치를 시행해 왔는데, 이런 정책 기조가 공적 보증 확대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정비사업 관련 보증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가운데 사업비 대출보증 발급액은 2024년 13조4천891억원에서 2025년 14조2천665억원으로 증가했고, 2026년 상반기에만 9조1천503억원이 발급됐다. 이주비 대출보증은 2024년 3조514억원에서 2025년 4조3천281억원으로 늘었고, 2026년 상반기에는 2조2천762억원이 집계됐다.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조합과 사업 주체가 자금을 안정적으로 빌릴 수 있도록 공기업 보증이 사실상 유동성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보증 확대가 곧바로 손실로 이어진 모습은 아니다. HUG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6년 6월까지 부실 PF와 관련한 보증 대위변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대위변제는 돈을 빌린 쪽이 상환하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대신 갚는 것을 뜻하는데, 아직은 PF 보증이 실제 부실 비용으로 전이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면 전세사기 사태의 여파로 한동안 크게 늘었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대위변제액은 2024년 3조9천948억원에서 2025년 1조7천935억원, 2026년 상반기 4천223억원으로 줄어들며 뚜렷한 진정세를 보였다.
정책적으로 보면 HUG 보증 확대는 민간 자금 조달이 경색된 부동산 금융 시장에서 공급 차질을 막기 위한 대응으로 읽힌다. 하지만 공적 보증은 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대신 공기업 재무 부담을 나중에 키울 가능성도 함께 안고 있다. 김미애 의원도 주택 공급과 정비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HUG의 보증 역할은 필요하다고 평가하면서도, PF 보증 잔액이 빠르게 증가한 만큼 보증 확대 속도에 맞춘 건전성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주택 공급 지원 기조가 이어지는 한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부동산 경기와 사업장 부실 여부에 따라 공적 보증의 위험도도 함께 점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