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제재 대상 아틱 LNG 2(Arctic LNG 2)와 관련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선단을 2026년 9월 1일 기준 최소 20척으로 늘렸다. 2025년 말 11척이던 선단이 9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난 것이다.
블룸버그(Bloomberg)는 선박추적 데이터를 분석해 이 선단에 러시아산 쇄빙급 신조 LNG선이 새로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선박은 연중 북극 해역을 오갈 수 있는 두 번째 동급 선박으로 전해졌다.
아틱 LNG 2는 노바텍(Novatek)이 주도하는 러시아 기단반도 LNG 프로젝트다. 설계 생산능력은 연 1980만 톤으로 제시됐지만, 서방 제재와 운송 병목으로 실제 수출은 잠재력에 미치지 못했다.
미국, 유럽연합(EU), 영국은 2024년부터 아틱 LNG 2와 관련 선박·기업을 잇달아 제재했다. EU 이사회는 2024년 6월 24일 아틱 LNG 2 같은 건설 중 LNG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투자와 장비·서비스 제공을 금지했다.
EU는 이후 러시아산 파이프라인 가스와 LNG 수입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규정도 최종 승인했다. 단기 계약 LNG는 2026년 4월 25일부터, 장기 계약 LNG는 2027년 1월 1일부터 제한된다.
러시아가 선박을 늘린 배경에는 북극 항로의 제약이 있다. 아틱 LNG 2는 서시베리아 북부에 있어 겨울 운항이 어렵고, 쇄빙급 선박이 먼저 LNG를 러시아 극동이나 서쪽 저장시설로 옮긴 뒤 일반 LNG선이 장거리 운송을 맡는 구조가 필요하다.
다리아 멜닉(Daria Melnik) 리스타드에너지(Rystad Energy) 부사장은 “운송 능력이 핵심 제약”이라고 말했다. 생산설비보다 선박 확보와 재하역망이 수출량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영국 정부는 2026년 6월 16일 러시아 제재 패키지에서 러시아산 LNG 운송 선박을 직접 지정했다. 영국 정부는 아틱 LNG 2 터미널의 2025년 LNG 수출이 130만 톤에 그쳤고, 연간 1350만 톤 이상으로 제시된 잠재력에 크게 못 미쳤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도 2024년 8월 23일 아틱 LNG 2 지원 기업과 선박, 중국 연계 법인을 겨냥한 제재를 발표했다. 당시 발표문은 AIS 차단, 허위 위치 송출, 선박 간 환적 같은 회피 수법을 적시했다.
중국은 현재 아틱 LNG 2 물량의 사실상 핵심 구매처로 떠올랐다. S&P글로벌(S&P Global)은 2026년 1~7월 중국의 러시아산 LNG 수입이 423만 톤으로 전년 대비 24.9% 늘었다고 집계했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LNG 수입은 3379만 톤으로 4.6% 줄었다. 전체 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러시아산 물량 비중은 커진 셈이다.
로이터(Reuters)는 중국이 아틱 LNG 2 화물을 받을 두 번째 터미널로 룽커우(Longkou)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베이하이(Beihai) 터미널은 10개월도 안 돼 41개 화물, 260만 톤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단일 진입점에 가까웠던 구조가 넓어지면 러시아의 아시아행 물류 선택지는 늘어난다. 다만 룽커우 터미널의 실제 가동 시점과 수용 규모는 아직 추가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윈드워드(Windward)는 2026년 6월 16일 러시아 LNG ‘그림자 선단’을 23척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러시아 LNG 선단 전체 추정치이고, 블룸버그의 최소 20척은 아틱 LNG 2와 관련 인프라를 오간 선박 기준이어서 같은 통계로 볼 수 없다.
이번 흐름은 에너지 제재와 러시아 원자재 수출 구조가 함께 재편되는 흐름과도 맞물린다. 본지는 앞서 러시아 정제유 수출 감소와 원유 선적 확대 흐름을 전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LNG 공급망과 대러 제재의 교차점이 핵심이다. LNG 운송망에서는 항만, 보험, 재하역, 구매자 제재가 실제 수출을 좌우하는 조건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