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Coupang·$CPNG) 개인정보 유출 제재를 둘러싼 한미 갈등이 미국의 추가 관세 압박 논의로 번졌다. 미국 정치권 일부는 한국 정부의 대응을 미국 기업 차별이라고 주장했고, 한국 정부는 국내 법 절차에 따른 소비자 보호 조치라고 맞서고 있다.
CNBC는 3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관계자들과 쿠팡 주변 인사들을 인용해 쿠팡 분쟁이 길어질 경우 의회나 백악관이 한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포함한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쿠팡은 시애틀에 본사를 둔 미국 상장사지만, 매출 대부분은 한국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나온다.
쟁점은 지난해 11월 공개된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후 한국 정부의 조사와 제재다. 한국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영향 대상이 3755만명이라고 봤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 보고서는 전직 직원이 실제 저장·보관한 정보가 약 3000개 계정과 관련됐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차이는 ‘노출된 정보’와 ‘실제 보관된 정보’를 어떻게 볼 것인지에서 갈린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개인정보 유출과 불법 개인정보 수집 혐의로 쿠팡에 과징금 6250억원을 부과했다.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공화당 측은 이 조치를 전례 없는 공세라고 주장했다.
한국 외교부는 해당 보고서가 쿠팡 측 주장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며 차별적 조사나 불공정 규제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주미 한국대사관도 국가정보원이 정보 공유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한 실무 협의만 했고, 쿠팡에 특정 조치를 강요하거나 지시한 적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치권의 통상 압박도 이어졌다. 버니 모레노(Bernie Moreno)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은 최근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에게 한국에 대한 공식 조사와 추가 관세 검토를 촉구했다.
앞서 그린오크스 캐피털 파트너스와 알티미터 캐피털도 한국 정부가 쿠팡을 차별했는지 조사해 달라며 무역법 301조 청원을 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이 외국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관행에 대해 조사하고 보복 조치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국무역대표부 공개 목록에는 ‘한국의 쿠팡 관련 행위·정책·관행’이 무역법 301조 청원으로 분류돼 있다. 쿠팡 사안을 직접 겨냥한 공식 조사 개시 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는 미국 정치권의 압박과 행정부의 공식 절차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청원은 조사 개시를 요구하는 절차이고, 실제 관세 부과는 별도 조사와 행정 판단을 거쳐야 한다.
미국 내 반응이 한쪽으로만 모인 것도 아니다. 공화당 일각은 동맹국 간 규제 갈등으로 문제를 키우고 있지만, 민주당 일부에서는 미국 내 사업 기반이 제한적인 쿠팡에 공화당이 과도하게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미 통상 현안은 이미 관세 협상과 전략 투자 논의와 맞물려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25년 7월 31일 정책브리핑 보도자료에서 한국이 3500억 달러(약 495조2500억원) 규모의 대미 투자 구상을 제시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기로 했던 상호관세 25%를 15%로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본지는 앞서 한국산 제품 관세와 한미 합의 15% 제한선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시 정부는 추가로 논의될 관세까지 포함한 최종 세율이 한미 합의 수준을 넘지 않도록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쿠팡 사안은 개인정보 유출 제재의 적정성을 넘어 미국 상장 기업을 둘러싼 통상 압박으로 확장됐다. 본지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6월 쿠팡 주식 거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쿠팡 주식 거래는 이번 통상 갈등과 별개의 공시 사안이지만, 한국 규제 이슈와 미국 상장 기업 이해관계가 겹쳐 보이는 대목이다. 쿠팡 관련 사안은 현재 미국무역대표부 공개 목록에서 청원 단계로 분류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