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신흥시장 10개국의 좀비기업이 2005~2021년 50% 넘게 늘면서 선진국의 실질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도 중기적으로 각각 약 0.4%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9월 3일 공개한 워킹페이퍼 ‘신흥아시아 좀비기업: 국내 및 국경 간 파급효과’에서 중국·대만·홍콩·인도·인도네시아·한국·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태국의 기업·은행 연결자료와 무역·국경 간 은행대출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 표지 원고일은 8월 31일로 기재됐다.
좀비기업은 지급불능 상태에서도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영업을 이어가는 기업을 뜻한다. 이들 기업은 전체 기업자산의 13%, 기업부채의 20%를 차지했으며 연간 존속률은 약 95%로 나타났다.
BIS는 취약한 은행이 부실기업 대출의 만기를 계속 연장하는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을 주요 지속 요인으로 지목했다. 대출을 회수하거나 부실을 인정하는 대신 기존 차입을 유지하면서 부실기업의 퇴출이 늦어졌다는 설명이다.
좀비기업 증가는 아시아 신흥시장 내부에서도 기업 성과와 경제 역동성을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됐다. 자금과 인력 같은 자원이 부실기업에 묶이면서 생산성이 높은 건전 기업으로 이동하지 못했고, 신흥아시아의 연간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은 각각 약 0.2%포인트 낮아졌다.
영향은 국경을 넘어 선진국으로 이어졌다. 좀비기업이 낮은 가격과 과잉공급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을 통해 중간재 가격을 낮췄고, 아시아 신흥시장과 무역으로 연결된 선진국일수록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의 하방 압력에 더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경 간 은행대출 연결은 선진국의 성장률과 물가에 주요한 거시 파급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좀비기업 노출은 국내 은행 건전성을 악화시켰지만 외국계 은행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의 표본 기간은 2021년까지다. 2022년 이후 금리 상승과 공급망 재편이 현재의 좀비기업 증가와 각국 경제에 미친 영향은 이번 연구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BIS는 이번 워킹페이퍼가 저자들의 연구 결과이며 BIS나 회원 중앙은행의 공식 견해를 반드시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