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이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한 지식재산(IP) 사업의 약진에 힘입어 올해 누적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특히 올 3분기에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주요 게임사 중에서도 두드러진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11월 4일 공시를 통해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잠정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매출은 8천7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천486억 원으로 7.5% 늘었다. 순이익은 3천694억 원으로 무려 204%나 급증했다. 특히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이 2조4천69억 원, 영업이익은 1조519억 원으로 집계돼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누적 영업익 1조 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모바일과 PC 부문이 모두 고르게 성장했다. 모바일 게임의 매출은 4천8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8% 증가했고, PC 부문은 3천539억 원으로 29% 증가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PC 부문 매출 증가는 아티스트와 하이퍼카 브랜드와의 협업 콘텐츠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가 인도 내에서 큰 인기를 끌며 관련 매출도 분기 최대치를 경신했다.
기타 부문에서는 자회사 넵튠의 광고 기술 분야(애드테크) 실적이 반영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반면 전체 영업비용은 5천220억 원으로 앱 수수료와 지급 수수료 증가 영향으로 32.2%나 늘어나며 수익성 일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출 구조가 다양화되며 전반적인 수익성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크래프톤은 앞으로도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확장을 가속할 계획이다. 에픽게임즈의 최신 그래픽 엔진인 언리얼 엔진 5로의 전환을 통해 게임 성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영역도 강화해 '배틀그라운드'를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크래프톤은 총 11개의 신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그 가운데 오픈월드 생존 제작 장르의 신작 '팰월드 모바일'은 오는 11월 13일 지스타(G-STAR)에서 첫 공개된다.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인도 시장'과 '인공지능(AI)'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인도 시장에서는 BGMI가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으며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누적 3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통해 현지 게임사 인수와 IP 발굴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인도 개발사 노틸러스 모바일의 인기 스포츠 게임 '리얼 크리켓 24'도 직접 퍼블리싱과 스포츠 라이선스 확보를 추진 중이다. AI 분야에서는 1천억 원을 투입해 그래픽처리장치(GPU) 연산 장비를 구축하고, SK텔레콤과의 협력을 통해 초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을 학습해 사람처럼 상호작용하는 게임 캐릭터(CPC, Co-Playable Character)를 개발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게임 산업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플랫폼, 데이터, AI 융합 산업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크래프톤이 기술과 콘텐츠 모두를 아우르는 종합 게임 기업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향후 신작과 AI 기반 콘텐츠의 성과에 따라 실적 향방이 더욱 주목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