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선정 과정에서 암호화폐 예측시장 ‘폴리마켓(Polymarket)’을 둘러싼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이번 평화상 수상자가 비트코인 지지 성향을 보여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노벨상과 암호화폐가 뜻밖의 접점을 이뤘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벨위원회는 최근 폴리마켓 내 노벨평화상 관련 베팅 시장에서 수상자 발표 직전 비정상적인 거래가 발생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착수했다. 거래 데이터에 따르면, 수상자 발표 약 11시간 전부터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ía Corina Machado)의 당선 확률이 급등했다. 배당률은 1%대에서 70% 이상으로 치솟았으며, 거래 규모는 약 2,140만 달러(약 300억 원)에 달했다.

특히 수상 발표 직전 대규모 베팅을 이어간 일부 계정이 불과 열흘 이내에 개설된 점이 내부 정보 이용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폴리마켓 측은 플랫폼 내 이용 약관에 내부자 정보 활용 금지 조항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법적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투기 문제가 아닌, 예측시장 투명성과 윤리 기준의 문제로 보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수상자인 마차도는 비트코인을 “저항의 수단”으로 평가해 온 대표적 암호화폐 지지 인사다. 그는 베네수엘라의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시민들이 비트코인을 통해 가치 저장과 교환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해 왔으며, 향후 민주적 정부 수립 시 비트코인을 국가 준비자산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수상을 두고 “노벨상이 비트코인 지지자에게 수여된 첫 사례”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이 제도권 윤리와 어떻게 충돌하거나 조율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결국 노벨상과 비트코인, 그리고 내부자 거래 의혹이라는 세 갈래의 이야기는 전통과 혁신, 제도와 기술의 경계선 위에서 세계가 맞닥뜨린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