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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 1조원 쏟아 부은 ‘위기 수습’…시장은 책임 리더십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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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낸스가 시장 급락 사태 이후 1조 원 규모의 보상과 복구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거래소의 책임과 신뢰 회복의 새 기준을 제시했다.

 균열난 유리 위 ‘투게더 이니셔티브’—바이낸스가 위기 속에서도 신뢰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균열난 유리 위 ‘투게더 이니셔티브’—바이낸스가 위기 속에서도 신뢰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 토큰포스트 일러스트

10월 10일 오후 8시 50분(UTC 기준),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렸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시장은 순식간에 패닉에 빠졌다. 비트코인은 12만 달러 선에서 11만 달러 아래로 급락했고, 불과 몇 분 사이 시가총액 1조 달러가 증발했다.

이번 급락의 여파는 바이낸스 내부에서도 즉각적으로 드러났다. 스테이블코인 USDE, 토큰화 자산 BNSOL, 이더리움 래핑 자산 WBETH가 연쇄적으로 디페깅(가치 연동 해제)되며 청산 피해가 확산됐다. 바이낸스는 내부 조사 결과, 변동성 확대와 담보 가치 급락이 겹치면서 일부 자동청산 시스템이 정상 작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 $283M 전액 보상…“사용자 신뢰가 우선”

바이낸스는 사고 직후, 피해 사용자의 손실액 전부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상액은 2억8300만 달러(한화 약 3900억 원)에 달했다. 이틀 뒤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피해 계좌 전원에게 입금이 완료됐고, 청산 과정에서 발생한 추가 수수료도 전액 면제됐다. 바이낸스는 “사용자의 신뢰를 잃는 것은 시스템 오류보다 더 큰 손실”이라며 “보상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설명했다.

■ ‘투게더 이니셔티브’…산업 전반 회복 겨냥한 4억 달러 펀드

바이낸스는 단순한 보상으로 그치지 않았다. 이어 ‘투게더 이니셔티브(Together Initiative)’라는 이름의 복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총 규모는 4억 달러(약 5500억 원)로, 피해 복구와 업계 신뢰 회복을 동시에 겨냥했다. 세부 구조는 △시장 변동으로 피해를 본 사용자 대상 3억 달러 직접 지원 △기관 파트너 대출 1억 달러로 구성됐다. 이는 앞선 보상금 2억8300만 달러와 별개로 집행되는 신규 프로그램이다.

바이낸스 측은 “시장의 불안정성을 완화하고, 거래소가 위기 상황에서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보여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단일 사건 대응을 넘어 ‘거래소의 사회적 책임 모델’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 업계 평가 엇갈려…“책임 있는 리더십” vs “시장 왜곡”

긍정적 평가도, 비판도 동시에 나왔다. 기관 투자자들은 “신속한 보상과 구조적 대응이 신뢰 회복의 신호”라며 “위기 때 책임을 지는 플랫폼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디파이(DeFi) 프로젝트 관계자들은 “민간 기업의 자금 개입이 시장 자율성을 해친다”며 “이 같은 조치가 ‘중앙집중형 통제’를 강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거래소의 리스크 관리 능력뿐 아니라 ‘누가 시장의 안전판이 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분산화(DeFi)와 중앙화(CeFi)의 경계가 불안정해지는 가운데, 바이낸스의 이번 결정은 규제 논의의 기준점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크다.

■ ‘위기 대응’에서 ‘신뢰 회복’으로

바이낸스는 현재 시스템 점검을 진행 중이며, 자동 청산 알고리즘 개선과 자산 검증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 충격을 넘어 리스크 관리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이제는 거래소가 단순한 플랫폼이 아니라 ‘시장 안전망’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책임의 무게를 자본력만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변동성 사건이 아니다. 자본력과 책임, 기술과 신뢰 사이에서 거래소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 그것이 2025년 암호화폐 시장이 던진 가장 현실적인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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