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가 고객 예치금 상환을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대주주 바이낸스의 한국 시장 진출도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금융당국이 고팍스의 이사회 변경 신고를 수리함에 따라,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팍스 내 고객 자산 회수 문제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고팍스는 10월 16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임원 변경안을 최종 수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처는 바이낸스가 2023년에 고팍스 지분을 인수한 뒤부터 약 2년 반 가까이 지연돼 온 인수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바이낸스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갖춰진 셈이다.

이와 동시에 고팍스는 고객 예치 자산 상환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 고팍스는 과거 자체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를 운영했으나, 2023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파산 여파로 지급불능 사태에 직면하면서 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고팍스는 고객 자산에 대한 전면 상환을 약속했으나, 자금 부족과 법적 구조 문제로 오랜 기간 해결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8월까지 약 7천만 달러 규모의 배상을 완료한 상태이며,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남은 피해액은 약 1억 2천2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에 따라 고팍스는 남은 예치금 반환을 위해 바이낸스와 함께 필요한 재정 확보 방안, 소액주주 동의, 추가 갱신 신고 등의 후속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번 금융당국의 승인으로 고파이 사태 해결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팍스 측도 이번 이사회 변경이 고객 신뢰 회복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상환 계획은 확정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바이낸스의 한국 내 서비스 확대뿐 아니라, 오랜 기간 위축됐던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실제 고객 자산 회수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얼마나 빠르게 이루어질지에 따라 소비자 신뢰 회복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