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다시 한 번 절벽 끝에 섰다. 바람은 거세고, 아래는 끝 모를 심연이다. 절벽에는 굵은 글씨로 새겨진 “$100,000 장벽” — 그토록 오르고 싶던 숫자가 이제는 낭떠러지의 이름이 되었다.
비트코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균형을 잡는다. 한 손에는 오래된 채굴용 곡괭이, 다른 손은 위태롭게 공중을 더듬는다. 저 위에서 내려온 한 줄기 밧줄, “ETF 자금 유입.” 아직 단단히 잡히진 않았지만, 그마저 없으면 모든 게 끝이다.
주변은 소용돌이치는 거시경제의 바람으로 가득하다. “고용 보고서 FUD”가 몰아치고, “금리”가 파고든다. “미국 경제 지표”라는 이름의 난풍이 비트코인을 흔든다. 하지만 아직 줄은 끊어지지 않았다. 밧줄 끝에는 기관 투자자의 희망, 그리고 시장의 기대가 걸려 있다.
이 장면은 오늘의 디지털자산 시장을 그 자체로 상징한다. 공포와 탐욕이 엇갈리는 절벽 위에서, 투자자들은 여전히 밧줄을 올려다본다. 10만 달러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위에는 신뢰, 유동성, 정책, 그리고 인내가 얽혀 있다.
비트코인은 떨어질 수도, 매달릴 수도, 혹은 다시 발판을 딛고 올라설 수도 있다. 다만 확실한 건 하나 — 이 시장은 언제나 벼랑 끝에서 버텨왔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