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투자 확대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의 중심이 급변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최근 리포트를 통해 2026년 암호화폐 산업을 관통할 10가지 주요 트렌드를 전망했다. 보고서는 ‘비트코인 L1 중심 구조’, ‘실질 수익 창출’, ‘탈중앙화 크라우드소싱’, ‘핀테크와 기관 혁신’을 키워드로 시장의 재편 양상을 분석했다.
먼저 기관 자금은 비트코인에 집중되는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리포트에 따르면 알트코인으로의 낙수효과는 과거 현상일 뿐이며, 향후 대부분 자본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처럼 이미 입증된 자산에만 몰릴 것으로 전망됐다. “알트코인들은 기관의 선택을 받기 위해 생존 경쟁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서사에 기반한 ‘내러티브 투자’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2024년 실제 상장된 프로젝트 중 85%가 가격 하락을 겪으며, 수익 없이 존재하는 프로젝트의 우세는 무의미해졌다. 타이거리서치는 “지속 가능한 펀더멘탈과 수익성이 없다면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크노믹스 설계 역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실사용 중심의 유틸리티 구조는 투자자를 설득하지 못했고, 시장은 이제 명확한 환원 구조를 요구한다. 보고서는 바이백과 소각, 혹은 수익이 즉시 토큰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이를 위한 독창적인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인수합병(M&A)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는 “탈중앙화 프로토콜도 결국 비즈니스 관점에서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하며, 지배력을 높이고 생존을 확보하기 위해 인수합병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웹3 산업이 초기 분산형 경쟁에서 탈피해 점차 성숙한 경제 체제로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다.
기술 측면에서는 로보틱스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새로운 긱 이코노미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로봇 학습을 위한 방대한 현장 데이터가 필요해지면서, 블록체인을 활용한 탈중앙화 크라우드소싱이 주목받고 있다. 개인이 데이터를 제공하면 실시간으로 암호화폐로 보상 받는 구조가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또한 언론사는 수익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예측 시장 기능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독자들은 기사를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결과에 베팅하면서 수익을 노리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미디어 산업에 신선한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WA(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에서는 기존 블록체인 프로젝트보다 전통 금융기관이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리서치는 금융기관들이 외부 퍼블릭 체인보다 자체 체인을 구축해 자산 통제와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며, “프로덕트 없이 구호만 있는 RWA 프로젝트는 점점 도태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ETF 흐름 역시 또다른 금융제품의 발전 가능성을 예고한다. 이더리움 스테이킹 ETF가 상장되면, 비트코인 투자자들 역시 수익화를 위한 수단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바로 BTCFi(비트코인 금융)이다. 보고서는 “스테이킹 개념 없는 비트코인에도 수익화 수요가 생기면서 BTCFi가 재조명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접근 경로도 변화 중이다. 기존처럼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일상적인 핀테크 앱(예: 페이팔, 캐시앱 등)을 통해 쉽게 자산을 보유하고 거래하는 구조가 보편화되고 있다. 향후 신규 사용자의 상당수는 별도의 지갑 설치없이 기존 금융 앱만으로 암호화폐에 접근하게 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기관은 투자 전략과 금액 정보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프라이버시 보호 기술에 대한 수요가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리서치는 “실시간으로 거래 경로가 노출되는 블록체인은 기관에게는 부담”이라면서, ZK 기술 등 정보 보안 기술이 중요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이라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