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디지털 자산 업계와 콘텐츠 시장을 동시에 뒤흔든 초대형 거래가 성사됐다. 세계 최대 이더리움(ETH) 보유 기업 중 하나로 알려진 비트마인(BitMine Immersion Technologies)이 유튜브 구독자 4억 명 이상을 보유한 세계적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MrBeast)의 기업 '비스트 인더스트리(Beast Industries)'에 2억 달러(한화 약 2800억 원)를 투자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유튜버와 채굴 기업 간 이종 산업 간 협업처럼 보이나, 이번 투자는 단순한 광고지출이나 브랜드 협업을 넘어 디지털 금융의 '유통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가 금융 시장의 세대 교체가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유통'이라는 키워드에 있다. 전통적으로 채굴 기업은 하드웨어 투자나 데이터센터 중심의 경쟁을 벌여왔지만, 비트마인이 택한 전략은 다르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희소한 자원인 '신뢰와 관심'을 대중 단위에서 확보하고 있는 미스터비스트와의 협력을 통해, 미래 세대의 금융 진입 통로를 전환시킨다는 목표다.
미스터비스트는 단순한 유명 유튜버를 넘어 소비 습관과 문화 코드를 대중 단위로 움직이는 '플랫폼형 인물'이다. 이날 투자에서 비트마인은 그가 가진 4억 명 팬베이스를 통해, 실제 디지털 자산 서비스로의 자연스러운 유입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통 금융이 선택한 방식은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한 제도권 화였다. 이는 현재 진행형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가 대표적이다. 반면 비트마인은 팬덤과 콘텐츠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금융 온보딩 방식을 설계하고 있다. 특히 은행 앱이나 증권사 MTS 대신, 유튜브나 SNS 등 일상 속 콘텐츠 환경에서 디지털 자산을 처음 경험하게 만든다는 전략이 핵심이다.
그 중심에는 ‘디파이(탈중앙화금융)’의 잠재적 접목이 있다. 비스트 인더스트리는 향후 디지털 지갑과 보상 기반 서비스에 디파이 요소를 적용할 수 있다고 밝혔고, ‘MrBeast Financial’이라는 상표 출원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히 유튜버가 코인을 만든다는 의미를 넘는다. 콘텐츠 시청, 이벤트 참여, 리워드 지급, 지갑 생성, 자산 보유 및 활용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용 흐름 자체를 하나의 '보이지 않는 디파이 여정'으로 설계한 셈이다. 사용자는 디파이를 인지하지 않고도 금융 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이는 디지털 자산 대중화의 새로운 방식으로 주목받는다.
궁극적으로 비트마인의 이번 행보는 ‘광고 노출’이 아닌, 대규모 유저 기반 확보와 시장 유입을 위한 ‘금융 유통망’ 확보를 목표로 한다. 업계 최대 난제로 언급된 온보딩 문제, 즉 일반 사용자가 처음 지갑을 만들고 자산을 확보하도록 유도하는 과정을 미스터비스트의 팬덤과 콘텐츠로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좋은 기술이 이긴다”는 명제보다 “유통을 가진 자가 이긴다”는 논리가 더욱 타당한 지금, 비트마인은 이더리움의 가격이 아니라 그 유입 경로 자체를 장악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ETF가 만든 전통 금융의 새로운 관문이 있다면, 팬덤 금융은 차세대 디지털 자산 진입로로 부상하고 있다.
금융의 세대교체는 더 이상 은행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지금은 유튜브에서, 그리고 팬덤에서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