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암호화폐 규제 기조 변화가 정치적 영향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미 상원의원이 관련 기록 제출을 요구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30일(현지시간) 리처드 블루멘탈 상원의원(민주당)은 폴 앳킨스 SEC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암호화폐 관련 주요 사건 처리 과정과 내부 의사결정 기록 제출을 요청했다.
이번 요청에는 트론(TRON) 창립자 저스틴 선 관련 소송 취하를 비롯해 주요 암호화폐 기업 사건 처리 내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멘탈 의원은 서한에서 “최근 SEC의 집행 기조 변화와 일부 사건 중단 과정에서 정치적 개입이 있었는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SEC, 주요 암호화폐 사건 잇따라 철회…정치 영향 의혹
SEC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저스틴 선과 그의 계열사들을 상대로 미등록 토큰 판매, 시세 조작(워시 트레이딩), 유명인 홍보 미공시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코인베이스, 크라켄, 바이낸스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소송이 잇따라 중단되거나 취하되면서 규제 완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트론 재단과 비트토렌트(현 레인베리) 관련 혐의도 철회됐으며, 일부 사건은 민사 합의금 납부로 종결됐다.
블루멘탈 의원은 “이 같은 결정은 특정 기업과 정치권 간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며 “투자자 보호와 국가 안보 측면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연관된 암호화폐 프로젝트 및 투자와 관련해 ‘사실상 대가성 규제 완화(pay-to-play)’ 가능성도 제기했다.
내부 갈등 및 인사 변화도 도마 위
이번 논란은 SEC 내부 인사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2025년 말 임명된 마거릿 라이언 집행부 수석이 올해 3월 돌연 사임하면서 배경에 대한 의문이 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라이언은 특정 암호화폐 기업 및 정치권 인사 관련 사기 혐의를 적극적으로 조사하려 했으나, 위원회 내부 반대로 제동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블루멘탈 의원은 “짧은 재임 기간과 갑작스러운 사임은 고위층이 특정 사건 수사를 제한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규제 완화 vs 혁신 촉진”…업계 평가 엇갈려
SEC는 과거 게리 겐슬러 위원장 재임 시기 강도 높은 규제 집행을 펼친 바 있다. 2023년 한 해에만 46건의 암호화폐 관련 집행 조치가 이뤄질 정도로 적극적인 기조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거래소 및 플랫폼에 대한 소송이 중단되거나 완화되면서 규제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확한 규제 체계가 마련될 경우 혁신과 산업 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규제 완화가 투자자 보호 약화와 시장 리스크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블루멘탈 의원은 SEC와 업계 간 커뮤니케이션 내역, 정치권과의 접촉 여부 등 광범위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으며, 제출 시한은 오는 4월 13일로 설정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미국 암호화폐 규제 방향과 정책 신뢰성에 대한 논쟁이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