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TSLA)의 주가가 하루 만에 14% 넘게 폭락해 기업가치 1조 달러(약 1,440조 원) 클럽에서 밀려났다.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 대통령 간의 공개적인 충돌이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법안인 ‘원 빅, 뷰티풀 빌 법(One Big, Beautiful Bill Act)’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양측 신경전이 소셜미디어 전반으로 확산되며 투자 심리를 급랭시킨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며칠간 해당 법안을 "역겨운 법안"이라고 평가절하하며,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상·하원의원에게 법안 반대를 촉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동시에,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주요 예산절감 부서인 '정부 효율성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에서 물러났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은 단순한 정책 불만 표출을 넘어서 정치적 결별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즉각 반격에 나섰다.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는 "머스크의 발언에 몹시 실망스럽다"며 "나는 머스크의 재정 지원 없이도 선거에서 이겼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이어, 이후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서 머스크를 "미쳤다(CRAZY)"고 규정하고 정부와의 계약을 철회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적대적 발언은 투자자 불안을 자극하며 테슬라의 시가총액에서 하루 사이에 1,500억 달러(약 216조 원)가 증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사실 테슬라의 주가는 올해 전반적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1분기에는 전 세계적인 수요 부진과 관세 이슈, 머스크의 정치적 입장에 대한 역풍 등으로 한때 40% 가까이 빠졌다. 이후 머스크가 정치에서 한발 물러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 4~5월 반등세를 보였지만, 이번 파열음으로 다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현재 테슬라 주가는 연초대비 약 30% 하락한 상태다.
머스크와 트럼프 사이의 갈등이 일시적인 감정 싸움이 아닌, 기업 경영과 정책 방향, 그리고 정치 연대 관계에 따른 근본적인 균열이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번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보고 있다. 특히 머스크가 공공계약 수주나 규제 대응에 있어 어느 정도 정부 협력이 요구되는 산업 중심 기업을 이끌고 있는 만큼, 트럼프의 대공세는 단순한 수사 이상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향후 테슬라가 다시 1조 달러 클럽에 진입하려면 기술과 실적은 물론, 정치적 리스크 관리에서 보다 전략적 접근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머스크 vs. 트럼프’ 충돌이 제2라운드로 이어질 경우, 그 파장은 테슬라뿐 아니라 전기차 산업 전체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변수 속에 테슬라 주가의 향방이 업계는 물론 월가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