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리는 가운데 예측시장 플랫폼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이벤트 시장의 영향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5일 포브스에 따르면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수상 결과가 공개되기도 전에 예측시장 플랫폼이 이미 시장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ABC와 훌루를 통해 코난 오브라이언이 진행하는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는 오스카 관련 이벤트 계약에 1억2000만 달러 이상이 몰리며 역대 최대 규모의 시상식 베팅 거래가 발생했다.
플랫폼별로 보면 칼시 거래량이 5800만 달러를 넘어섰고 나머지는 폴리마켓 거래가 더해져 전체 규모를 1억2000만 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지난해 칼시에서 발생한 시상식 시즌 전체 거래 규모의 약 6~7배에 해당하며 2025년과 비교해도 크게 증가한 수준이다.
칼시의 엘리자베스 다이애나 커뮤니케이션 책임자는 “오스카가 거래 이벤트로 인기 있는 이유는 군중의 지혜가 시험되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인사들도 베팅에 참여했다. ‘샤크 탱크’ 스타로 유명한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는 시상식 레드카펫에서 배우 티모시 샬라메가 남우주연상을 받을 것이라며 칼시에서 개인적으로 1000달러를 베팅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베팅이 광고나 협찬 없이 개인적으로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칼시 시장 데이터를 보면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분야는 남우주연상 부문으로 약 2500만 달러가 거래됐다. 이어 작품상 약 2400만 달러, 감독상 약 700만 달러, 남우·여우조연상 각각 약 500만 달러 수준의 거래가 발생했다.
이 같은 거래 흐름은 시상식 진행과 동시에 실시간 가격 발견(price discovery)이 이뤄지는 특징을 보였다. 진행자인 코난 오브라이언 역시 오프닝 모놀로그에서 인공지능과 티모시 샬라메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논란을 농담으로 다뤘고, 이는 실제로 칼시 시장에서 남우주연상 확률 변동을 일으켰던 이슈와 연결됐다. 다만 트레이더들은 이미 아카데미 투표가 종료됐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다시 확률을 조정했다.
이처럼 각 부문의 결과 전망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되면서 시청자들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시장 참여자로 시상식을 바라보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됐다.
거래 급증의 배경에는 규제 환경 변화가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3월 12일 직원 권고문과 사전 규칙 제정 검토(ANPR)를 발표하면서 칼시와 같은 등록된 플랫폼의 이벤트 계약에 대한 연방 차원의 규제 방향을 제시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줄어들자 트레이더들이 빠르게 시장에 참여하며 기록적인 거래량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칼시는 영화 평가 사이트 로튼토마토와의 연동 기능과 모바일 앱을 통해 일반 사용자 접근성을 높였고 이 역시 거래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오스카 시상식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벤트를 넘어 데이터 기반 시장이 결합된 새로운 금융 이벤트로 변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상식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시장 가격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가운데 이번 오스카의 진정한 승자는 특정 영화가 아니라 규제 기반 예측시장 산업의 급성장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