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 시장이 이르면 오는 연말부터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되는 12시간 체제로 확대될 전망이다. 정규장 외에도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도입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검토되면서, 국내에서도 해외 주요 시장과 유사한 형태의 '장시간 거래 시스템'이 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31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거래 시간 확대에 대한 증권사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세 가지 운영안을 중심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 거래소 정규장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운영되며, 그 이전에는 시가 단일가 거래, 이후에는 단일가 매매가 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정규장 전후로 별도 프리마켓, 애프터마켓을 신설해 출퇴근 시간 등 더 넓은 시간대에 주식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안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정규장을 운영하고, 이후 오후 3시40분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여는 방식이다. 또 다른 안은 오전 8시부터 8시30분까지는 프리마켓, 8시30분부터 9시까지는 시가 단일가 거래, 이후 정규장 운영 후 애프터마켓으로 이어지는 방식이며, 프리마켓의 잔여 호가를 정규장으로 넘길지 여부에 따라 최종안이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가 이처럼 거래시간 확대를 서두르는 주된 배경엔 '넥스트레이드(Nextrade)' 플랫폼의 빠른 확장이 있다. 7월 한 달간 넥스트레이드의 시장 점유율이 약 30%를 기록한 가운데, 출퇴근 시간대를 활용한 프리·애프터마켓 수요가 증폭되자, 기존 거래소도 핵심 수익을 지키기 위해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수수료 기반의 경쟁보다 거래시간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이다.
한편,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도 24시간 거래 체제 도입을 준비 중이며, 거래소 간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도 한국거래소에 결정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글로벌 추세와 민간 플랫폼의 부상에 직면한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도 보다 유연하고 확장된 거래 환경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