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식시장에서 여행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내수 진작과 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정책으로, 관광업계는 물론 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노랑풍선은 26% 넘게 상승한 6,900원에 거래됐고, 참좋은여행도 19%가량 올라 7,980원을 기록했다. 모두투어 역시 7% 이상 오르며 1만 2,220원을 찍었고, 레드캡투어도 3%대 상승률을 보이며 강세를 이어갔다. 여행주 전반에 강한 매수세가 유입된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 발표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관광 활성화 미니정책 TF’ 회의에서 9월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약 9개월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다. 김 총리는 방한 관광시장이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흐름에 맞춰 이번 조치가 국내 소비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관광업계에 단비와도 같은 조치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로 인해 타격을 받은 여행 및 숙박업계는 최근 들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여전히 중국인 관광객 유입은 제한적이었다. 특히 중국은 작년 11월부터 자국민의 한국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으나, 한국은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아 양국 간 관광 회복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다.
정부의 이번 무비자 정책은 중국 관광객의 대규모 귀환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연계 소비 증가 역시 기대되고 있다. 면세점·숙박·교통·소비재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의 파급효과도 불가피해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미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여행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물론,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도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단순 소비 규모뿐 아니라 숙박일수, 이동 거리, 부가소비 비중 등에서 특히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소비군”이라며 “이번 무비자 조치가 지속될 경우, 단기 호재를 넘어 장기적인 업황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특정 계층이나 지역에 편중되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분산된 관광 수요를 촉진하고 지역경제에 고루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강조했다. 무비자 입국 허용 기간 동안 관광 수요를 유도할 수 있는 기획상품, 전통시장 연계 관광, 지역 문화행사 활성화 등 다양한 대응책도 함께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정책적 드라이브와 시장 반응이 빠르게 맞물린 보기 드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특히 한시적 무비자 조치라는 제한적 조건임에도 여행 관련 종목에 단기적으로 큰 파급력을 지닌 만큼, 후속 정책 발표 여부와 기업들의 실적 반영 속도가 추가 관심 요인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