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합의가 발표되면서, 방위산업 관련 주식들이 10일 일제히 하락했다. 양측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에 기반해 거래되던 방산주의 투자 매력이 다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휴전은 미국과 주변국의 중재로 지난 10월 8일(현지시간) 전격 성사된 것으로, 이스라엘 내각은 10일 새벽 1단계 합의안을 공식 승인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4시간 내 가자지구 일부 지역에서 철수해야 하며, 하마스는 72시간 내 생존한 인질을 석방하고 이후에는 사망한 인질의 시신도 인계해야 한다. 현재까지 약 2년 가까이 지속된 가자지구 무력 충돌이 완화 국면에 들어가면서 시장 심리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주식시장에도 이 같은 움직임이 즉각 반영됐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5.01% 하락하며 104만2천 원에 마감했다. 한화시스템(-3.18%), LIG넥스원(-4.95%), 현대로템(-2.65%), 풍산(-4.14%), 한화오션(-1.97%) 등 주요 방산 업체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그간 이들 종목은 중동 지역의 군사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반영해 주가에 프리미엄을 형성해왔던 만큼, 휴전 발표가 조정의 계기로 작용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 국면에 들어설 경우, 방산 산업 전반에 걸친 주가 하락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투자증권의 이재원 연구원은 “이스라엘 내각이 휴전을 공식 승인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이 다소 잠잠해질 것으로 보여 방산주의 모멘텀이 약해진 것”이라며, 향후 추세 전환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합의는 ‘가자 평화구상’의 첫 단계로, 추후 인도적 지원 조치나 정치적 협상 등 후속 단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중동 지역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감이 완화된다면, 방위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 운송 등 다양한 산업군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수 있다. 다만 평화 구상이 얼마나 실질적 진전에 이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의견도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