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콩에 기반을 둔 시에스오피자산운용은 올해 하반기 홍콩증권거래소에 코스피200 상장지수펀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코스피200은 유가증권시장을 대표하는 주요 200개 종목의 흐름을 반영하는 지수로, 해외 투자자가 한국 증시 전반에 한 번에 투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홍콩 시장에 한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가 상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에서는 이미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와 삼성전자 인버스2배, 이른바 곱버스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현지에 상장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는 현재 순자산이 각각 2조4천억원, 7조9천억원 수준으로 불어날 만큼 투자 수요가 컸다. 이는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단기 매매 대상이 아니라 특정 산업, 특히 반도체 성장성에 투자하는 시장으로 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국에서도 한국 반도체 대형주를 겨냥한 상품 출시가 추진되고 있다. 레버리지 전문 운용사 레버리지셰어즈는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를 담은 2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상장을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청서를 냈다. 이 상품은 지난달 상장된 메모리 업종 테마 상품인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를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5월 21일 기준으로 이 펀드는 삼성전자 27.63%, 에스케이하이닉스 20.73%를 편입하고 있어, 미국 메모리 업체인 마이크론과 샌디스크가 포함돼 있기는 하지만 실제 투자 무게중심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에 가깝다.
이 같은 움직임은 인공지능 확산과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볼 수 있다. 메모리 가격 반등과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와 에스케이하이닉스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찾는 아시아 기술주로 떠올랐다. 실제로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는 상장 한 달여 만에 자금이 빠르게 몰리며 순자산 100억달러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최근 강한 상승 흐름을 이어간 점도 해외 투자자들의 접근을 쉽게 만드는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홍콩과 미국에서 관련 상품이 예정대로 출시되면 한국 대표지수나 특정 종목을 담은 해외 상장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는 기존 4개에서 6개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증권 임은혜 연구원은 홍콩 연기금과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한국 투자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한국 증시에 대한 해외 자금 유입 경로를 더 다양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개별 종목 중심의 관심이 지수형 상품으로 넓어지면 한국 시장의 국제적 접근성도 한층 높아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