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강세가 이어지면서 증권업계 고용은 빠르게 늘어 4만명에 가까워졌고,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오프라인 점포는 오히려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2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증권회사 전체 임직원 수는 3만9천711명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보다 181명, 1년 전보다 819명 늘어난 수치다. 이 통계는 국내 증권사의 해외 지점과 해외 증권사의 국내 지점 인력까지 포함한 것이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4년 3분기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이며, 금융감독원 통계 기준으로 봐도 지난해 말 증권사 임직원 수는 3만9천514명으로 2008년 9월 말 4만341명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증권사 인력이 다시 늘어난 배경에는 주식시장 활황이 있다. 2010년대에는 증권사 인력이 대체로 3만명대 중반에서 움직였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이후 개인투자자 유입과 거래 증가가 겹치면서 인력이 빠르게 불어났다. 2022년 3분기에는 3만9천명을 넘어섰고, 이후 한동안 3만8천명대로 내려왔지만 지난해 초부터 5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국은행 통계상 코스피가 이른바 사천피, 즉 4,000선을 처음 기록한 지난해 4분기에는 한 분기 증가 폭이 292명으로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컸다. 시장 거래가 활발해지면 위탁매매, 자산관리, 기업금융 등 여러 부문에서 인력 수요가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 임직원이 3천475명으로 가장 많았고, 1년 전보다 64명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3천135명으로 10명, 한국투자증권은 2천978명으로 49명 각각 늘었다. 다만 인력 증가가 곧 점포 확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주식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대면 영업의 필요성이 줄어든 탓에 올해 1분기 말 증권사 국내 점포 수는 710곳으로 1년 전보다 32곳 감소했다. 증권사 점포 수는 2016년 말부터 대체로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가 사람은 늘리되, 실제로는 디지털 서비스와 비대면 자산관리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와 달리 은행권은 인력 감축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임직원 수는 11만3천230명으로 1년 전보다 652명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말과 올해 초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만 2천400명 가까운 희망퇴직이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올해 1분기에는 감소 폭이 더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희망퇴직은 꾸준한 반면 신규 채용은 크게 늘지 않아 연초 직원 수가 줄어드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금융권 안에서도 증권사는 시장 활황의 수혜로 사람을 늘리고, 은행은 점포 효율화와 비용 절감 기조 속에 인력을 줄이는 대비가 뚜렷해진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 수요가 유지되면 증권사의 채용 여력은 더 커질 수 있지만, 비대면 거래 확대가 계속되는 만큼 점포 축소 기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금융권 고용은 업권 전체가 함께 움직이기보다, 시장 환경과 수익 구조 변화에 따라 증권과 은행의 방향이 서로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