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레이 달리오(Ray Dalio)가 자신이 50년 전 설립한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와 완전히 결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달리오는 브리지워터에서 보유 중이던 마지막 지분을 최근 매각했으며, 이사회에서도 공식적으로 물러났다.
이번 매각을 통해 달리오의 경영 퇴진이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브리지워터는 달리오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직후, 브루나이 국부펀드에 수십억 달러 상당의 신주를 발행했다. 이 거래를 통해 브루나이 국부펀드는 브리지워터의 지분 약 20%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 규모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다수 언론은 수십억 달러(수 조원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브리지워터는 1975년 달리오가 창업해 세계 최대 규모의 헤지펀드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과 퀀트 기술에 집중하면서 글로벌 거시 전략 투자부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달리오가 수년 전부터 점진적 경영 이양 절차를 밟아온 가운데, 이번 지분 전량 매각은 사실상 브리지워터 창업자 시대의 종결을 의미한다.
레이 달리오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부의 순환과 같은 거시 경제 흐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유명하며,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꾸준히 의견을 밝혀왔다. 그는 비트코인(BTC)을 '디지털 금'에 비유하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수단으로 일정 비중 보유할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브리지워터가 새 주주인 브루나이 국부펀드와 함께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이번 거래는 글로벌 자산운용 업계의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