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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흔드는 EU 감시 법안…웹3 신뢰체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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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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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의 ProtectEU 법안이 종단 간 암호화를 약화시키며 웹3 생태계의 신뢰 기반을 흔든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프라이버시 침해와 디지털 통제 문제에 맞서 강력한 암호화 기술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암호화 흔드는 EU 감시 법안…웹3 신뢰체계 위협 / TokenPost.ai

암호화 흔드는 EU 감시 법안…웹3 신뢰체계 위협 / TokenPost.ai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ChatGPT 사용자들에게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건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다. 기술 발전에 치우친 AI 산업 전반에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미국 국토안보부까지 이 사안에 주목하고 있는 현 상황은, 우리가 마주한 디지털 시대의 근본적 문제로 ‘신뢰’의 위기를 보여준다.

우리는 온라인에서 진짜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지도 확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보다 소프트웨어가 먼저 반응하는 환경에서, 신뢰의 기반은 계속해서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를 지켜주는 보루가 있다. 바로 ‘암호화(Encryption)’다.

암호화는 단순한 기술 구성 요소가 아니다. 전 세계 금융 시스템부터 개인 간 메시지까지, 디지털 세계 위에 쌓인 모든 신뢰의 토대를 이루는 시스템이다. 강력한 암호화 없이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신원 보호, 국경을 초월한 디지털 신뢰의 확장 모두 불가능하다. 이 신뢰는 법률이나 정책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국가나 기업이 무너졌을 때도, 마지막까지 남아 정보를 지켜주는 것이 바로 암호화다.

암호체계는 인간처럼 손잡고 문을 여닫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계약에 가까운 시스템이다. 여기에 생기는 ‘백도어(backdoor)’는 단순한 우회 통로가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취약점이다. 해커는 물론, 권위주의 정권에까지 약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전체 구조를 뒤흔들 ‘신뢰 붕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암호화 체계를 뒤흔드는 정책이 유럽에서 논의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추진 중인 ProtectEU 법안은 사용자의 기기에서 암호화가 적용되기 전, 민감 정보를 정부가 감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는 사실상 모든 개인 기기를 감시 장치로 전환하고, 종단 간 암호화(end-to-end encryption)의 본질을 훼손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자체 시스템에 이러한 조약 처리를 절대 적용하지 않으면서, 일반 대중에게만 느슨한 보안을 강요하는 구조다.

이는 더 이상 보안 정책이 아닌 ‘디지털 영주제(feudalism)’의 청사진이다. 공공은 감시받고, 권력자는 보호받는 '이중 암호화 체계'가 정착되면, 프라이버시는 권력이 있는 자들만의 특권이 된다. 이는 민주주의의 원칙과는 대척점에 있는 발상이며, 단순히 안전을 논하는 수준이 아니라 통제와 지배의 문제다.

AI가 전방위에 확산되고, 국가 주도의 해킹과 대규모 디지털 감시가 현실인 지금, 암호화를 약화시키는 일은 단순한 판단 미스가 아닌 구조적 무책임이다. 특히 탈중앙화 기술에 기반한 웹3 생태계에 있어,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암호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이는 보안 기능 그 이상으로, 전체 시스템의 존재 이유 그 자체다.

웹3의 핵심 원칙은 '신뢰받는 기관이 아닌, 검증 가능한 진실'이다. 누구에게도 열쇠를 맡기지 않는 구조, 백도어가 존재하지 않아야만 실현되는 탈중앙화. 보안은 절반만 이뤄져선 의미가 없다. 모두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누구에게도 작동하지 않는 것이다.

다행히 이 원칙은 공허한 이론에 머물지 않고 현실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데이터를 노출하지 않고도 사실을 증명하는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 기술, 개인 정보를 희생하지 않고 봇 공격 등을 막을 수 있는 ‘Proof-of-Personhood’ 시스템은 이미 웹3 공간에서 실험되고 있다. 강력한 암호화를 유지하면서도, 사용자에게 권한을 돌려주는 기술들이 답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위협받고 있는 암호화 기술이 바로 더 개방적이고 안전한 디지털 세상을 위한 핵심 해법이기도 하다. 감시나 통제가 아닌, 허가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혁신과 암호학적 신뢰, 개인의 존엄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안전하고 포용적이며 회복력 있는 디지털 세계를 원한다면, 암호화는 강력하게, 그리고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우리는 숨길 게 있어서가 아니라, 지켜야 할 가치들이 있기 때문에 이 논의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해야 한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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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기사 감사해요 후속기사 원해요 탁월한 분석이에요

낙뢰도

2025.10.31 19:54:47

감사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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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

2025.10.31 19:34:07

좋은기사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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